EU, 인수합병 규제 완화…"미중과 경쟁하려면 몸집 키워야"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그동안 인수·합병(M&A) 장벽을 좀처럼 낮추지 않던 유럽연합(EU)이 규제 완화에 나선다.
20년 만에 이뤄지는 첫 대대적인 M&A 규정 손질로 평가되는 이번 개편은 유럽 기업들의 체급을 키워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 미국, 중국 거대 기업들에 밀려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30일(현지시간) M&A 규정 개편안 초안을 발표하면서 "국제사회의 지정학적 질서와 무역 환경이 변화하며 산업 규모와 글로벌 경쟁력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성명에서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대담하고, 혁신적인 기업이 유럽에 필요하다"며 "우리는 인재를 갖추고 있으며, 이제 유럽의 차세대 '챔피언'을 위한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는 지금까지는 기업들의 M&A를 심사할 때 소비자 보호를 우선에 두고 가격 상승이나 불공정 경쟁 우려가 있으면 거래에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향후에는 M&A를 심사할 때 "단일 시장에 이익이 되고, 글로벌 경쟁력을 촉진하는지"를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EU '쌍두마차'인 독일과 프랑스는 2019년 독일 지멘스와 프랑스 알스톰의 철도 부문 합병이 기차 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EU의 우려에 가로막혀 무산된 뒤 관련 규정 개정을 요구해 왔다.
한편, 테레사 리베라 EU 경쟁 담당 집행 위원은 이번 조치가 무분별한 합병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공정성은 여전히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EU는 오는 6월 26일까지 이번 개편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거치며, 정식 채택 전까지 내용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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