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

"현대판 노예제"…프랑스서 배달앱 상대 형사 고발

연합뉴스입력
佛배달원 98% 외국인 출신…이 중 64% 불법 체류자 주당 평균 63시간 근무에 최저 소득 못 받아
우버 이츠[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파리=연합뉴스) 송진원 특파원 = 배달 노동자 착취 논란과 관련해 프랑스에서 우버이츠와 딜리버루를 상대로 한 형사 고발이 제기됐다.

23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배달 노동자 지원 단체 4곳은 전날 파리 검찰청에 미국 기업 우버이츠와 영국 기업 딜리버루를 상대로 '인신매매' 혐의를 적용한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들 단체를 대리하는 변호사는 "현재의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은 대부분 이민자인 취약 노동력을 비인간적인 근로 조건 속에서 최소한의 생계비만 지급하며 착취하는 구조"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간 르파리지앵에도 "이와 같은 형사 고발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이들 플랫폼이 사실상 현대판 노예제에 해당하는 근거로 기소된 사례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현재 프랑스에서는 약 7만~10만 명의 배달 노동자가 활동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프랑스 기반 단체 '세계의 의사회'와 여러 연구기관이 지난해 배달원 1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98%가 외국 출신이었으며 이 가운데 64%는 체류 허가증이 없는 상태였다.

앞서 2023년 4월 딜리버루를 포함한 배달 플랫폼들은 배달원에게 시간당 최저 소득을 보장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당시 기준은 세전 11.75유로(약 2만원)였으며, 이후 우버이츠가 이를 14유로(2만4천원)로 인상했다. 다만 이 금액에는 대기 시간이 포함되지 않는다.

같은 조사에 따르면 배달원들은 주당 평균 63시간을 일하고 월 약 1천480유로(약 256만원)를 벌고 있다. 시간당 세전 소득이 6유로(1만원)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올해 기준 프랑스의 시간당 최저 세전 소득은 12.02유로다.

배달업체 딜리버루[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고발에 참여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겉으로는 매우 현대적인 플랫폼이지만 실제로는 19세기식 '용역 노동'을 재현하며 일종의 '하인 사회'를 만들어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고발단체 관계자 역시 "일부 배달원은 보수가 낮은 주문을 거절하며 시간을 보내지만, 블랙리스트에 오를 것을 우려해 결국 일을 받아들이기도 한다"며 "3.86유로(6천600원)를 벌기 위해 10km 떨어진 곳에 쿠키를 배달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우버이츠는 성명을 통해 "이번 고발은 어떤 근거도 없다"고 반박했으며, 딜리버루 역시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착취나 인신매매와 동일시하는 것은 전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고발인 측 변호사는 양사로부터 배달 노동자 처우 개선과 관련한 만족할 만한 답변이 없을 경우, 30일 이내에 집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인기순|최신순|불타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