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이제 미국급 해킹역량…러시아와 함께 서방 위협"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중국의 사이버 해킹 역량이 미국과 맞먹는 수준으로 고도화되며 러시아와 함께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고 유럽 정보당국이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네덜란드 군사정보보안국(MIVD)의 수장인 피터 리신크 해군 중장은 21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사이버 해킹 능력이 이제 미국에 필적할 정도로 정교해졌으며, 서방의 군대와 무기 제조업체에서 기술을 확보하고 취약점을 찾아내는 데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사이버 첩보활동이 "매우 정교하며, 매우 복잡한 방식으로 조직돼 있다"면서 "우리는 취약하며 중국이 만들어내는 모든 위협을 항상 감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리신크 국장의 이번 발언은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유럽의 안보 위험을 증폭시키고 있다는 내용의 MIVD 연례 보고서가 발표된 직후에 나왔다.
보고서는 중국의 군사·기술 영향력 확대가 유럽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직면한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와 함께 서방 영향력에 도전하려는 지정학적 야망을 공유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쟁 경험에서 군사적 교훈을 얻으려 하고, 러시아는 중국의 수출을 통해 방위산업을 유지하는 등 상호 보완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여전히 유럽 평화에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평가됐다.
보고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 종료 이후 1년 안에 나토와의 군사 충돌 준비를 마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다만 전쟁이 진행 중인 현재 상황에서는 유럽과의 직접 충돌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리신크 국장은 보고서와 함께 발표한 성명에서 유럽의 안보 자립 필요성을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수십 년간 우리가 의지해 온 국제 체제, 즉 규칙과 협정의 수호자 역할을 해온 기관들이 위기에 처해 있다"면서 "유럽은 자체 안보에 대해 점점 더 큰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이란 전쟁을 둘러싸고 미국과 나토 간 갈등이 심화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 탈퇴 가능성까지 시사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유럽 내 안보 불안이 커지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럽은 스스로 설 수 있어야 하며, 이는 국방뿐 아니라 정보 분야에도 해당한다"고 말하며, 미국 정치의 '예측 불가능성'에 대한 의존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