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세계

EU 최고법원 "성소수자 자유 제한 헝가리, EU법 위반"

연합뉴스입력
오르반 정부의 금지 조치에 아랑곳 않고 2025년 6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성소수자 행진 '부다페스트 프라이드'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브뤼셀=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헝가리가 성소수자(LGBTQ+)의 기본적 자유를 제한하고 있으며, 이는 유럽연합(EU)의 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EU 최상급 법원인 유럽사법재판소(ECJ)는 21일(현지시간) "성소수자들을 낙인찍고, 주변화하는" 헝가리 법률은 EU의 기본적 자유와 가치에 배치된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은 아동 보호를 명분으로 성전환 또는 동성애를 묘사하는 콘텐츠에 미성년자의 접근을 제한하는 2021년 개정법과 관련된 것이다. EU 집행위원회는 해당 법이 EU의 가치에 어긋난다며 헝가리 정부를 제소했다.

ECJ는 EU 각 회원국이 미성년자를 부적절한 콘텐츠에서 보호하는 데 있어 상당한 재량권을 지니고 있더라도, 이는 EU 기본권 헌장에 명시된 성 정체성·성적 지향에 따른 차별 금지 원칙과 부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문제의 헝가리 법은 다양한 성 정체성을 묘사하는 모든 콘텐츠가 미성년자에게 해롭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법이 서비스 접근 관련법과 개인정보 보호법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지난 12일 실시된 총선에서 참패, 16년 집권에 마침표를 찍은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는 재임 시절 성소수자 행진을 금지하고, 경찰에 안면 인식 카메라를 사용해 해당 행사 참가자 식별을 허용하는 등 재임 기간 성소수자 적대 정책을 펼쳤다.

이번 총선에서 오르반 총리의 재집권을 좌절시킨 중도우파 티서당의 머저르 페테르 대표는 EU와 긴밀히 협력하고, 만연한 부패를 척결하겠다고 밝히는 등 오르반 총리와의 차별화를 강조했지만 성소수자 권리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을 피하고 있다.

헝가리는 ECJ 판결에 따라 자국 법을 EU법에 맞게 수정해야 하며, 불이행 시 벌금 등의 제재를 받을 수 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9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권리침해, 욕설, 특정 대상을 비하하는 내용, 청소년에게 유해한 내용 등을 게시할 경우 운영 정책과 이용 약관 및 관련 법률에 의하여 제재될 수 있습니다.

인기순|최신순|불타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