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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이란, 2주간 '휴전·호르무즈 개방' 합의…파국 피했다(종합2보)

연합뉴스입력
트럼프, 협상 시한 90분 남기고 SNS 발표…개전 38일 만에 중대 전환점 이란·이스라엘 잇따라 휴전 합의 수용 발표…우라늄 농축·레바논 포함 이견도 10일 이슬라마바드서 협상…이란이 건넨 10개항 토대로 종전 도출할지 주목
트럼프 대통령[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워싱턴·서울=연합뉴스) 백나리 이유미 특파원 이신영 기자 = 미국과 이란이 전쟁 39일째인 7일(현지시간) 2주간의 휴전에 전격 합의했다.

이 기간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조건으로 미국이 대이란 공격을 중단하는 데 양측 모두 동의한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 시한을 불과 90분 남기고 발표된 이번 결정은 전쟁의 중대 기로에서 잠정적 출구를 가까스로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대적 확전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일단 피하는 데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셈이지만, 두 나라는 서로 '우리가 승리했다'며 상대방이 자국 요구 조건을 수용한 것이라고 주장해 향후 종전 협상에서 세부 조건을 놓고 다시 날을 세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따라서 미국과 이란이 이틀 뒤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 직접 협상 테이블에서 2주 안에 이견을 좁히고 종전까지 이룰 수 있을지가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 32분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고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나는 이란에 대한 폭격과 공격을 2주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격 유예는 양쪽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이 될 것이라고 트럼프 대통령은 강조했다.

그동안 이란의 발전소 등 에너지 인프라와 교량 등에 대한 공격을 경고했다가 유예하기를 반복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 '폭격과 공격의 중단', '휴전'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2주 동안은 단지 민간 인프라 공격만 보류하는 수준을 넘어선 전면적 휴전에 들어갈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휴전 발표 직후 AFP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라고 주장한 뒤 이후 트루스소셜 추가 게시물에서는 "세계 평화를 위한 위대한 날"이라고 자평했다.

휴전 합의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아심 무니르 국방군 총사령관과의 논의 중 '파괴적인 무력행사를 보류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이같이 결정했으며, 협상 과정에서 이란의 주요 동맹인 중국도 관여한 것으로 들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는 이유는 우리가 이미 모든 군사적 목표를 초과 달성했고 이란과 중동의 장기적 평화와 관련한 분명한 합의에 매우 근접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역시 곧바로 휴전안을 수용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 최고 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이 미국, 이스라엘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이란이 제시한 10개 항의 종전안을 미국이 전부 수용했다고 밝혔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이란 군과의 조율을 통해, 그리고 기술적 한계에 대한 적절한 고려와 함께 2주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안전한 통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당사국 중 공식 입장 발표가 가장 늦었던 이스라엘에서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휴전 결정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직접 내놨다.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이해당사자들이 모두 휴전 합의를 인정함에 따라 그동안 이란의 봉쇄로 막혔던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선박 운항이 일정 수준 재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의 궤멸적 타격 위협으로 긴장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란 전쟁이 개전(미국 현지시간 2월28일) 38일 만에 잠정 휴전이라는 극적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중대한 국면 전환이 이뤄진 것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하는 대로 2주 내 완전한 종전이 이뤄지기까지는 아직 갈 길이 남았다는 게 중론이다.

우선 이란이 제시한 종전안 10개항에 대한 합의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뤄질지가 관건이다.

이란 측에 따르면 종전안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허용, 호르무즈 해협 운항에 대한 이란의 통제, 역내 모든 기지에서 미 전투 병력 철수, 대(對)이란 제재 완화, 전쟁 피해 배상 등이 포함된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는 10개항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은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10개항을 가리켜 협상을 위한 기반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이란의 요구를 수용했다고 밝히지는 않았다.

특히 우라늄 농축 문제에 관해 트럼프 대통령은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며, 그렇지 않았다면 내가 합의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농축 허용'을 주장하는 이란과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냈다.

우라늄 농축 문제는 지난 2월 전쟁 발발 전 핵협상에서도 타협점을 찾지 못했던 쟁점인 만큼 향후 협상에서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도 세부 내용에서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란은 자국군이 향후 2주간 해협 통행을 관할하겠다고 밝혔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정체 해소를 도울 것"이라며 관여 의사를 내비쳤다.

또 레바논이 휴전 대상에 포함되는지를 놓고 중재국 파키스탄과 이스라엘의 말이 엇갈리는 것 역시 변수로 꼽힌다.

당장 휴전이 언제부터 발효되느냐를 둘러싼 혼선 속에 휴전 발표 후에도 중동 곳곳에서 미사일·드론 공격이 완전히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종전안 세부 내용에 관한 본격적인 줄다리기가 예상되는 가운데 양측은 10일부터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협상을 이어갈 예정이다.

중재국을 끼고 협상했던 지금까지와 달리 직접 대면을 통한 집중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미국에서는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는 물론 JD 밴스 부통령도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하는 유조선[로이터=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nari@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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