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주로 이탈방지 K-EMAS 개발…안전·효율 높이고 세계시장 공략
국토부, 2030년까지 개발 추진…경제성·지속성·안전성 확보
해외제품 대비 설치·유지비 30%↓…2033년 글로벌시장 14억달러 전망

(서울=연합뉴스) 임성호 기자 = 정부가 활주로의 항공기 이탈 방지용 긴급제동 장치 EMAS(이마스·Engineered Materials Arresting System)를 국산화한 'K-EMAS' 개발을 추진한다.
무안국제공항 참사처럼 항공기가 활주로를 벗어나면서 발생하는 사고의 재발을 보다 효율적으로 방지하는 동시에 글로벌 EMAS 시장 성장세에도 대응한다는 것이 목표다.
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지난달 산하 기관인 국토교통과학기술진흥원(KAIA)을 주관연구기관으로 하는 'K-EMAS 연구개발(R&D)' 공고를 내 시행 기관을 모집했다. 연구는 오는 4월부터 2030년 말까지 진행하며, 정부는 연구개발비 최대 29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진흥원은 이번 연구를 통해 항공기가 70노트(시속 130㎞) 속도로 활주로를 이탈하는 오버런 사고가 발생했을 때 120m 이내로 긴급 제동을 할 수 있는 EMAS를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공항에 취항하는 대표 기종인 보잉 B737을 안전하게 멈출 수 있는 성능을 기준으로 삼았다.
EMAS는 활주로 끝부분에 설치하는 콘크리트 등 소재의 보도블록 모양 구조물이다. 항공기가 이 위를 통과하면 부서진 구조물 파편이 바퀴와 동체를 잡아 속도를 빠르게 줄이는 역할을 한다. 제한된 공간에서도 항공기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동시에 충돌 위험을 낮춰 승객과 승무원의 안전을 높이는 기술로 꼽힌다.

이 장치는 1986년부터 미국 연방항공청(FAA)과 미국 기업이 함께 개발해 1996년 뉴욕 JFK공항에 처음 설치한 이래 현재 미국과 중국, 유럽 등 공항 활주로에 총 160여개가 있다.
한국에는 무안공항 사고 이후 활주로 연장이 어려운 울산·포항경주·사천공항을 시작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가덕도, 대구경북통합, 울릉 등 건설이 추진 중인 신공항들에도 도입할 방침이다.
다만 실제 공항에 적용할 수 있는 EMAS를 설치하는 기술은 아직 국내에는 없고, 세계적으로 스웨덴(2020년 미국 기업 인수)과 중국(2010년 자체 개발) 두 곳만 보유하고 있다.
진흥원은 해외 기술을 도입하고 유지관리하는 데 드는 고비용과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하면 경제성과 지속성, 안전성을 모두 확보할 수 있는 K-EMAS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해외 EMAS 설치 비용은 143m 규모 기준으로 약 200억원에 달하는 데다 설계수명인 20년간 30억원 넘는 유지관리비가 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K-EMAS는 1㎡당 설치 비용을 약 175만원으로 35% 낮출 수 있고, 유지관리를 공항에서 직접 하면서 관련 비용도 20년간 9억원으로 70%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됐다. 국내에서 수급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고 맞춤형 시공법 개발을 통해 해외 기술보다 우수한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공항에서 K-EMAS 10개를 총 40년간 운영하며 3차례 재설치하는 경우를 가정한 총비용은 약 3천633억원으로, 해외 제품보다 1천556억원(30%) 낮은 것으로 추정됐다.
또 사고가 나거나 예기치 못한 유지보수 필요 발생 시 해외 기술은 긴급 대응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관련 위험을 줄이려면 정부 지원에 의한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진흥원은 설명했다.

진흥원은 K-EMAS를 성공적으로 개발하면 국내 운영 효율화를 넘어 항공안전 중요성 확대에 따라 지속적 성장이 기대되는 해외 EMAS 시장의 수출 기반을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진흥원은 세계 160곳 EMAS에 1곳당 121억5천만원의 단가를 적용해 전체 시장 규모를 약 1조9천440억원으로 추정하고, 10∼30%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면 1천944억원에서 5천832억원 사이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에 따르면 2033년 세계 EMAS 시장 규모는 14억달러(약 2조700억원)로 10년 사이 약 67%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진흥원은 "과학기술 기반 K-EMAS 원천기술 확보와 정부의 신속한 K-EMAS 도입 기반 마련 지원으로 공항 안전에 대한 대국민 불안감을 해소할 것"이라며 "해외 고비용 EMAS 기술보다 우수한 K-EMAS 원천기술 개발을 실현해 시공비를 절감하고 유지보수 용이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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