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여성의 날에 "밥순이나 해"... 요리 게임 논란 전말
트위치가 세계 여성의 날(3월 8일)을 기념하기 위해 선택한 게임이 요리 협동 게임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 게이밍 커뮤니티가 발칵 뒤집혔다. 정작 논란의 핵심에는 외부가 아닌 '여성들 스스로의 선택'이 있었다는 반전이 숨어 있다.
3월 2일, 트위치 라이벌스 공식 X 계정은 "함께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하자"는 문구와 함께 오버쿡드 2 게임플레이 트레일러를 게재하며 이벤트를 발표했다. 자동차 제조사 혼다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트위치의 여성 스트리머 그룹인 위먼스 길드와 협력해 기획됐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지 게시물은 단 몇 시간 만에 X에서 640만 뷰와 1,300개의 댓글을 기록했다. 가장 많이 공유된 인용 트윗은 단 한 문장, "요리 게임을 골랐다고요?"였다. "밥순이나 하라는 거냐"는 반응도 쏟아졌다. 게이밍 커뮤니티에서 여성을 향한 가장 오래된 혐오 표현 중 하나가 "주방으로 돌아가라"인 만큼, 여성의 날 기념 이벤트에 요리 게임을 선택한 것이 결코 우연으로 읽히지 않았다.
그러나 사태는 단순하지 않다. 위먼스 길드 소속 스트리머 카이지에 따르면 투표 후보는 네 개 게임이었고, 오버쿡드 2가 압도적인 표 차이로 선택됐다. 길드 회원들이 직접 투표로 결정한 게임이었던 것이다.
스트리머 루시팬케이크스는 "우리 커뮤니티가 압도적으로 찬성표를 던졌기 때문에 이 결과를 감수하고 진행하기로 했다. 상층부에서 이렇게까지 나빠 보일 줄은 몰랐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전여성팀으로 남성들이 점령한 게임에서 실력을 증명했다면 훨씬 강렬한 메시지가 됐을 텐데"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트위치 라이벌스는 3월 4일 공식 성명을 냈다. "고정관념이 여성이 해야 할 게임과 하지 말아야 할 게임을 결정하도록 내버려두지 않기로 의식적으로 선택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이 해명이 불을 완전히 끄지는 못했다. 일각에서는 "오버쿡드 2를 선택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면, 결국 남성들이 하는 게임만이 '진짜 게임'이라는 생각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반론이 나왔고, 반대로 "트위치는 이 선택이 '밥순이나 해'라는 정서와 맞닿을 것을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시각도 팽팽히 맞섰다.
오버쿡드 2는 단순한 요리 게임이 아니다. 최대 4인이 협력해 주문을 소화하는 고강도 협동 게임으로, 커뮤니티 일부에서는 "요리 게임이 아니라 우정을 시험하는 게임"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게임 자체의 성격보다 '언제, 왜'라는 맥락이 문제였다. 발표 트레일러는 이 기사 작성 시점 기준 X에서 1,700만 뷰를 돌파했다. 대회는 예정대로 3월 8일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