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리세력 전면전 가세…레바논·홍해 무역로도 전쟁터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중동 내 이란의 대리세력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의 암살에 대한 보복에 들어갔다.
이들은 역내 최대의 친이란 무장세력인 레바논 헤즈볼라를 필두로 이스라엘과 역내 미군 자산을 공격해 중동 전역으로 번진 전쟁에 긴장을 더했다.
헤즈볼라는 2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아야톨라 하메네이 살해를 비판하며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에 로켓과 드론을 발사했다.
이스라엘은 곧바로 맞대응한 뒤 더 강도 높은 공격을 진행하겠다며 대공세를 예고했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인근 공격을 시작한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여러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 무기저장 시설과 주요 인사들을 겨냥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공격 후 성명에서 헤즈볼라의 수장을 공식적인 살해 표적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전면 충돌은 지난 2024년 11월 양측이 휴전협정을 체결한 후 처음이다.
이스라엘은 휴전협정 후 간간이 레바논 동남부를 공격하긴 했으나 이처럼 레바논 수도 인근을 공격한 적은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에 휘말린 레바논에는 유엔 평화유지군(UNIFIL)의 일원으로 활동하는 한국의 동명부대가 있다.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인 '사라야 아울리야 알담'도 이날 수도 바그다드 공항에 주둔 중인 미군을 겨냥해 드론 공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는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 축출 후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친이란 단체다.

이란의 주요 대리 세력으로 손꼽히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지도자 압둘말릭 알 후티 명의로 대규모 저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아직 미국과 이스라엘을 향한 공격을 개시하지는 않았지만 그간 역내 도발 사례와 군사적 역량을 고려할 때 실질적 위협으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후티는 홍해 등 전 세계 주요 무역 항로를 오가는 상선들을 공격하거나 미국 민간시설과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테러를 할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
미국의 아랍걸프연구소 선임연구원 후세인 이비쉬는 프랑스24 영문판 인터뷰를 통해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 등 인접한 국가들을 공격할 능력을 보여줬다"며 "아덴만, 바브엘만데브 해협, 홍해에서 해상 운송을 방해하고 교란하는 능력 또한 뛰어난 것으로 입증됐다"고 설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전 미국 정보기관 고위관계자는 지난 1일 미국의 의회전문매체 더힐을 통해 "후티 반군이 석유 시설을 공격하거나 이스라엘군을 직접 공격하는 것을 더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이 장기전을 선택한다면 이란은 미국과의 전면적 대결보단 대리 세력을 부추겨 외부서 미국을 공격하는 시나리오를 구상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 육군 정보특수부대원 출신으로 이라크·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 경험이 있는 브렛 벨리코비치는 더힐에 "미국의 지속적인 작전은 대리 세력에게 빌미를 제공할 것"이라며 이들이 과거와 비슷하게 미국의 자산을 공격하고 외교관을 암살·납치하거나 카타르나 아랍에미리트(UAE) 등에서 혼란을 조장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정부도 자국민이 테러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며 여러 차례 신변 안전을 당부하고 있다.
주 바레인 미국 대사관은 이날 "테러 단체와 그 단체에 영향을 받은 자들이 해외에 머무는 미국 시민을 공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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