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마→95일만 복구→결국 폐원…대전 국정자원 어디로 가나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작년 9월 전산실 화재를 겪고 95일 만에 복구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대전 본원이 2030년까지 폐원 수순을 밟게 됐다.
대전 본원은 KT 연구소 건물을 빌려서 사용해왔는데, 2030년에 임대 기간이 종료되는 데다 연구소 건물을 전산실로 사용하는 것이 부적합하다는 정부 점검 결과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재해 복구'(DR)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두고 직접 건물을 신축하거나 민간 클라우드 시설을 이용하는 방안 등을 놓고 이전 계획 마련에 돌입했다.

◇ '전산실 화재' 대전본원 폐쇄…정부, 신축·민간시설 이용 등 검토
26일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는 이날 서울 중구 위원회 사무실에서 연 2차 전체회의에서 국정자원 대전 본원을 2030년까지 폐쇄한다고 밝혔다.
대전 본원은 작년 9월 26일 5층 전산실에서 리튬이온배터리셀을 지하로 옮기는 작업을 하던 중 화재가 난 곳이다. 이로 인해 센터 내 709개 전체 시스템이 마비돼 정부 행정시스템 이용에 차질이 빚어졌다.
화재로 마비된 행정시스템은 95일 만인 작년 12월 30일 모두 복구됐지만, 대전 본원은 건물 임대 기간이 종료되는 2030년까지 폐원 수순을 밟게 됐다.
폐원 결정이 난 원인으로는 용도 부적합, 건물 노후화 등이 지적됐다.
행안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대전 본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KT 연구소 건물로 애초 데이터 센터로 사용하기 위해 지은 건물이 아니었다"며 "연구소 건물을 임차해 전산실로 꾸미다 보니 어려운 부분이 있었고, 이번 화재를 계기로 전반적으로 검토를 하면서 대전본원 건물을 장기간 전산실로 이용하는 것은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났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대전본원을 이전할 건물을 직접 신축하거나 민간 클라우드 시설을 온전히 이용하는 방안을 양극단에 두고 고심하고 있다. 민간 시설을 이용하되 정부가 시설 운영을 맡는 하이브리드 형태도 선택지 중 하나다.
행안부 관계자는 "목표 이전 시한이 2030년이기 때문에 그때까지 대전본원을 대체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며 "만약 건물을 신축한다면 건축과 전산 장비 이전에 드는 시간 등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액티브-액티브' 초점…근거리 내 2개 센터 구축 검토
정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Disaster Recovery·DR)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 시스템이란 두 개의 센터가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운영되는 구조로, '멀티 리전(Multi-Region)'이라고도 한다. 한쪽에서 장애가 발생해도 다른 쪽에서 즉시 서비스를 이어받아 중단없이 운영할 수 있는 체계다.
평소에는 데이터 백업만 하다가 장애가 생기면 복구를 시작하는 '패시브(수동) 백업' 방식과 달리 두 센터가 동시에 가동되는 '액티브(능동) 이중화'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화재사고 등 재난으로부터 더욱 안정적으로 데이터를 보호할 수 있다.
이론적으로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 시스템이 작동하려면 30∼50㎞ 이내에 두 개의 센터가 위치해야 한다.
현재 대전본원 이외에도 광주와 대구에 국정자원 분원이 있지만, 이격거리가 멀어 액티브-액티브 재난복구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다.
이에 정재웅 인공지능(AI) 인프라 거버넌스·혁신 TF 공동리더는 '액티브-액티브' 시스템이 작동할 수 있도록 대전 근방에 두 군데 데이터센터를 구축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일단 민간 시설로 이전을 하고, 그 사이에 건물을 신축해서 두 개의 센터가 멀티 리전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종합적으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클라우드 시설 후보군으로는 현재 세종에 있는 네이버 클라우드 등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이른 시일 안에 이용할 수 있는 민간 시설이 있는지 추가로 검토할 방침이다.
정부는 본원 이전 전에 작년과 같은 사고로 행정시스템이 또다시 마비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현재 센터에 재해복구 시스템을 구축해 내년 상반기 중 가동을 시작한다.
이렇게 되면 13개 핵심 시스템에 장애가 나도 '액티브-액티브' 방식으로 복구할 수 있다. 다만 나머지 90여개 시스템에는 재해복구가 적용되지 않아 빠른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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