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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권 과시?…베네수, 야권 인사 '의문의 재체포'

연합뉴스입력
당국 "가석방 조건 위반" 주장…野측 "공포정치 여전" 반발
9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야권 기자회견장에 나선 후안 파블로 과니파의 아들(가운데)[카라카스 AFP=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베네수엘라 야권 핵심 인사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최측근이 석방 몇 시간 만에 다시 당국에 붙잡혀 가면서, 베네수엘라의 정국 혼란상이 다시 노출되고 있다.

베네수엘라 야당인 '정의제일'(Primero Justicia)은 9일(현지시간) 후안 파블로 과니파의 아들과 함께 현지 기자회견을 열어 "과니파를 석방 직후 다시 납치한 것은 명백한 공포 정치"라며 "과니파의 생사조차 불분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일간 엘나시오날과 EFE통신이 보도했다.

과니파의 아들인 라몬 과니파 리나레스는 "베네수엘라 검찰 주장과 달리 아버지는 어떠한 가석방 조건도 위반하지 않았다"라며, 베네수엘라 당국에서 발급한 서류를 제시했다.

해당 문서에는 '30일마다 법원에 방문해 소재를 명확히 할 것'과 '외국 출국은 불허' 같은 조항만 명시돼 있다고 엘나시오날은 전했다.

법조인 출신으로 술리아 주지사와 국회부의장을 지낸 과니파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퇴진 운동을 진행하며 2024년 부정 개표 논란을 빚은 대선 과정에서 야권의 마차도를 도와 활동했다가 지난해 5월께 당국에 의해 '테러 모의' 등 혐의로 체포됐다.

이후 전날 베네수엘라 당국 결정에 따라 풀려 났으나, 곧바로 몇 시간 만에 "제복을 입지 않은 신원 미상의 남성들"에게 붙들려 갔다고 과니파의 아들은 전했다.

베네수엘라 검찰은 텔레그램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개한 성명을 통해 "과니파가 스스로 의무 사항들을 엄격히 준수하지 않았다"라면서 가택연금으로 전환하기 위한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 밝혔다.

마차도의 지원을 받고 2024년 대선에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는 망명지인 스페인에서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과니파 행방에 대한 정보 부재 정황은 실종 사건과 유사하다"라며, 과니파가 현재 살아있음을 당국에서 밝혀야 한다고 적었다.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 정부의 이번 결정은 미 당국에서 마두로 대통령을 붙잡아 간 이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소통하며 베네수엘라 내 정치적 반대파와의 화해를 앞세웠던 최근의 전향적 노선과는 다소 벗어난 조처다.

이는 미국의 견제를 받으며 진행하는 체제 전환 과정에서도 치안과 통제권은 여전히 내부에 있음을 보여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사면법과 관련, 마차도를 비롯해 강성 반정부 투쟁을 이끌었던 이들에 대한 복권을 둘러싼 야권 요구에 한계선을 설정하려는 움직임으로도 보인다.

앞서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붙잡아가기 위해 진행된 미국 군사공격에 동조했던 사람의 경우 사면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그는 "만약 미국의 침공을 촉구했다면, 1월 3일 카라카스와 또 다른 지역에 가한 미국의 공격을 자랑하고 축하했다면, 폭력을 통해 헌법 질서를 전복할 것을 요구했다면, 그건 이 사면법에서 추구하는 평화의 원칙에 위배된다"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는 마차도는 워싱턴DC에 있는 현지 취재진에 "(과니파 재체포는) 베네수엘라 귀국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외려 그 반대"라며 "귀국 전에 완료해야 할 몇 가지 일을 마치는 대로 고국에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보도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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