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일각, 합당제안 철회 잇단 촉구…혁신당과 노선갈등도 본격화(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오규진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합당 문제를 둘러싼 논쟁이 급속히 재점화하는 모습이다.
통합에 따른 손익을 둘러싼 민주당 내부 공방에 더해 합당 이후의 당 정체성을 놓고 민주당과 혁신당 사이 신경전이 본격화하고 있다.
그동안 고(故) 이해찬 전 국무총리 추모에 집중하며 개별 의견 표명을 자제하던 양당 의원들이 장례 종료와 함께 목소리를 높이면서 내재한 갈등이 빠르게 표면화하는 양상이다.

민주당 최고위원을 지낸 한준호 의원은 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은 여기에서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전날 이 전 총리의 영결식 등 모든 장례절차가 마무리되자 정청래 대표를 향한 비판의 '포문'을 전격적으로 연 것이다.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충분한 숙의 없는 통합은 또 다른 분열의 시작이 될 수 있다"며 "그래서 지금은 무엇보다 신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박홍근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대로 합당 논의가 계속된다면 지방선거 목전에서 전열이 흐트러지고 당원 간의 분열만 증폭될 것"이라며 "이쯤해서 합당 논의를 멈추자"고 제안했다.

이에 정 대표 측 인사인 이성윤 최고위원은 "당 대표의 제안은 양당 통합을 결정한 게 아니라 당원들과 함께 공론화의 문을 열어보자는 것"이라며 반박했다.
그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 대표의 제안은) 이제 통합논의를 전 당원과 함께 시작해 보자는 것"이라며 "(합당은) 전 당원의 참여와 논의를 바탕으로 민주적이고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주당과 혁신당은 윤석열 정권에 함께 맞서고 12·3 내란을 같이 극복했다"며 "함께 뭉쳐 올해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이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합당을 둘러싼 갈등은 민주당 내부뿐 아니라 민주당·혁신당 사이에서도 격화하고 있다. 특히 민주당의 실용주의 노선과 혁신당의 개혁주의 노선이 본격적으로 충돌하는 양상이다.
비당권파인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혁신당의 '토지공개념 입법화' 방침을 겨냥, "사유재산권을 보장한 헌법 정신과 충돌할 소지가 크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이는) 사회주의적 체제 전환, 혁명적 접근으로 받아들여질 위험이 있다"며 "인공지능(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로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며 "위헌적 소지가 있는 토지공개념 입법 추진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도 페이스북 글을 통해 혁신당을 향해 ▲ 민주당의 중도·실용주의 노선과 어떻게 융합할지 ▲ 합당 이후 상시적인 노선 갈등과 내부 긴장을 초래하지는 않을지 등에 관해 답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토지공개념은 일찍이 합헌 결정을 받은 개념이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그는 페이스북에 이 최고위원의 언급을 거론, "어이가 없다"며 "1989년 헌법재판소도 토지공개념 자체는 합헌이라고 분명히 판시한 바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국민의힘이 아니라 민주당에서 (이런) 색깔론 공세를 전개하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오는 2일 개최하는 '신(新)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토론회에서 상세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혁신당 신장식 의원도 "지금 필요한 것은 '유사 색깔론' 공세가 아니라 신속한 내부 교통정리와 진지한 토론"이라고 지적했다.

혁신당은 정 대표와의 '밀약설'에 대해서도 불쾌감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해민 사무총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실무 협의도 시작되지 않은 시점에 '밀약'을 운운하는 것은 매우 악의적인 프레임"이라며 "허위·조작 사실에 대해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대의를 위한 걸음은 멈추지 않겠다"며 합당 논의를 이어가겠단 뜻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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