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특조위, '참사 부실대응' 前 용산소방서장 등 재수사 의뢰(종합)

(서울=연합뉴스) 조현영 기자 =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가 참사 부실 대응 의혹이 제기됐다가 2024년 불기소 처분을 받았던 최성범 전 용산소방서장과 이봉학 당시 현장 지휘팀장에 대한 재수사를 요청하기로 했다.
특조위는 27일 제47차 위원회 회의에서 두 사람에 대한 수사 요청서를 의결했다.
송기춘 특조위원장은 이날 비공개로 회의를 진행한 직후 언론 브리핑을 열어 "이들이 재난 상황에서 반드시 행동해야 할 의무가 적절히 이행됐는지 여부에 대해 형사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봤다"고 말했다. 혐의는 두 사람 모두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직무유기다.
이들은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수사받은 뒤 2024년 불기소 처분을 받았는데, 특조위가 다시 수사를 의뢰하기로 한 것이다. 참사 당시 소방청장 직무대행이었던 남화영 전 소방청장의 경우 아직 특조위 차원의 조사가 진행 중이라 이번 수사 요청 대상엔 포함되지 않았다.
특조위는 종전의 검경 수사 기록과 직권조사를 통해 새롭게 확보한 무전 녹취, 상황일지, 폐쇄회로(CC)TV 영상, 전문가 의견 등을 시간의 흐름에 따라 종합적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최 전 서장을 두 차례 불러 장시간 조사하기도 했다.
그 결과 이들은 참사 당일 현장에 상주해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근무지를 이탈하거나 현장에 지연 도착한 정황이 있었고 대형 사고가 일어나기 직전이라는 위험 신호에도 사전 대응이나 유관기관과 협조 요청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특조위는 지적했다.
또 참사 발생 이후 현장 도착 시점부터 상당 시간 지휘권이 명확히 선언되지 않았고 긴급구조통제단도 적시에 가동되지 않아 유관기관 간 통합적인 지휘·협력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압사당할 것 같다'는 긴급 무전이 반복됐음에도 상황을 단순 사고로 오인하거나 상급 기관에 축소 전파한 정황이 있었다는 게 특조위의 설명이다.
대응 단계를 발령하면 통제단은 자동으로 가동된다는 과거 소방 당국의 해명에 대해서는 "대응 1단계와 통제단은 재난안전법상 별도의 조치여서 두 가지가 연동되지 않는다고 파악했다"고 송 위원장은 설명했다.
이 밖에 중증도 분류가 전혀 시행되지 않아 이미 사망한 환자에게 심폐소생술이 반복됐고 무전 책임자도 지정되지 않아 정보 공유와 구조 자원 배치에 장애가 있었다고 특조위는 판단했다.
송 위원장은 "종전 불기소 처분에 대해 보다 엄정한 재수사가 이뤄지고 재난 대응 과정에서 형사적 책임 소재가 법과 원칙에 따라 명확히 규명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스마트워치의 증거 능력이나 추가 2건을 수사 요청할 예정이라고 언론에 보도된 데 대해선 "그 증거 능력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았고 추가 수사 요청 건도 전혀 논의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선을 그었다.
특조위는 앞서 검경 합동팀과의 논의에서 이번 수사 의뢰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특조위는 이날 오후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검경 합동수사팀이 있는 서울서부지검에 직접 수사요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hyun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