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매체 "중국, 수년간 총리실 최측근 참모들 휴대전화 해킹"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중국이 수년간 영국 총리실 소속 고위 당국자들의 휴대전화를 해킹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영국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소식통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은 해커들은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영국 총리의 최측근 일부를 겨냥한 해킹을 통해 스파이 활동을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텔레그래프는 보리스 존슨, 리즈 트러스, 리시 수낵 전 총리의 측근들이 해킹 타깃이 됐다고 전했다.
전 총리들의 휴대전화도 해킹 대상에 포함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으나, 소식통은 "해킹이 다우닝가(총리실) 핵심부까지" 침투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키어 스타머 총리와 그의 고위 참모진도 중국의 해킹에 노출됐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해킹은 중국과 연계된 해커 조직 '솔트 타이푼'이 벌인 대규모 해킹 공격의 일환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미국과 동맹국 12개국 수사·정보기관들은 '솔트 타이푼'이 80여개국의 군시설·교통망·통신망 등 기반 시설에 침투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중국의 해킹은 지난 2021년부터 이뤄졌으나 정보기관들은 이를 2024년에나 파악했다.
지난해 조사 결과 발표 당시 영국 정부는 영국 내 "일련의 활동"이 솔트 타이푼의 영향을 받았다는 식의 모호한 언급만 했다.
중국 해커들이 영국 총리실 당국자들의 휴대전화에서 정확히 어떤 정보를 얻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해커들은 문자 메시지를 읽거나 통화를 도청했을 가능성이 있다.
또 당국자들이 누구와 얼마나 자주 연락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메타데이터에 접근하고, 이들의 대략적인 위치를 보여주는 지리 위치 자료를 확보했을 수 있다.
영국 정보는 이에 대해 입장 표명을 거부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중국이 수년간 총리실을 해킹해왔다는 이번 보도는 영국이 안보 우려로 수년간 보류된 중국 대사관 새 건물 건립 계획을 최근 승인한 데 이어 스타머 총리가 중국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나왔다.
스타머 총리는 27일 방중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하는 한편, 투자 및 무역 확대를 집중적으로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자 야당을 중심으로 노동당 정부가 중국과의 무역 협정 체결을 위해 영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중국의 적대적인 활동에 대해 유화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보수당 소속 알리시아 컨스 하원의원은 "이 정부가 시진핑에게 억지웃음을 짓는 것을 그만두고 위대한 국가로 당당히 서서 우리를 보호하는 데 얼마나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한가?"라며 "노동당은 우리나라에 대한 적대 행위를 보상해주고 있다"고 규탄했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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