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원정대, 인디 게임 어워드 GOTY 박탈...이유는?

프랑스 개발사 샌드폴 인터랙티브의 화제작 클레어 옵스큐어 익스페디션 33(이하 33원정대)이 인디 게임 어워드 2025에서 받은 주요 상 두 개를 박탈당했다. 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인디 게임 어워드 주최 측인 식스 원 인디는 21일 블루스카이를 통해 클레어 옵스큐어의 올해의 게임(GOTY)과 데뷔 게임상을 공식 철회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은 각각 준우승작이었던 블루 프린스와 소리 위어 클로즈드에게 돌아갔다.

주최 측은 성명을 통해 생성형 AI 사용에 대한 엄격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 블루스카이에 게시된 영상 메시지에서 식스 원 인디의 마이크 타운드로는 "비디오 게임에서 생성형 AI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시상식 당일 샌드폴 인터랙티브가 익스페디션 33 제작에 생성형 AI를 사용했다고 확인했다"고 밝혔다.

시상식 제출 당시 샌드폴 인터랙티브 측은 개발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사용하지 않았다고 동의했으나, 시상식 당일인 12월 18일 프로듀서 프랑수아 뫼리스가 일부 AI 사용 사실을 확인하면서 자격 박탈로 이어졌다.

논란의 발단은 게임 출시 초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4월 출시 직후 X 이용자 nyanomancer는 게임 내 신문 텍스처와 포스터 그래픽이 AI로 생성된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을 발견했다. 샌드폴 측은 해당 텍스처가 개발 초기 플레이스홀더로 사용됐으며, 출시 버전에 일부 남아있던 것을 5일 후 패치로 제거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인디 게임 어워드 규정상 개발 단계에서의 AI 사용 자체가 위반 사항이었다.

주최 측은 "인디 게임 어워드는 후보 선정 과정과 시상식 전반에 걸쳐 생성형 AI 사용에 대해 엄격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며 "해당 자산이 패치로 제거됐고 훌륭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규정에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정을 두고 게임 커뮤니티는 양분됐다. 레딧과 X(구 트위터)에서는 "규칙은 규칙"이라며 주최 측 결정을 지지하는 의견과 "현재는 AI를 사용하지 않는데 부당하다"는 팬들의 반발이 맞섰다. 일부 이용자는 "무의미한 미덕 신호(virtue signaling)"라고 비판하며 "게임 어워드 2025에서는 GOTY를 받았는데 그게 중요하다"고 반응했다.

한편 33원정대는 앞서 열린 게임 어워드 2025에서 사상 최다인 9개 상을 수상하며 발더스 게이트 3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GOTY를 비롯해 최고 게임 디렉션, 최고 내러티브, 최고 아트 디렉션, 최고 음악, 최고 인디 게임, 최고 데뷔 인디 게임, 최고 RPG, 최고 연기상 등을 휩쓸었다. 게임 어워드 측은 현재까지 별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며, TGA 수상 내역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4월 출시된 33원정대는 벨 에포크 시대를 배경으로 한 독특한 세계관과 뛰어난 예술성으로 호평받았다. 10월 기준 500만 장 이상 판매됐으며, 스팀 긍정 평가율 95%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게임 어워드 직후 발생한 라리안 스튜디오의 AI 사용 논란과 함께 재조명되며 또 다른 논란에 휩싸였다.

업계 일각에서는 AI 사용의 범위와 투명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샌드폴은 "창작에 AI를 사용해 인간이 만든 예술을 대체하는 것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개발 도구로서의 AI 활용과 창작물로서의 AI 생성을 어디까지 구분할 것인지는 여전히 논쟁거리로 남았다.

주최 측은 "인디 게임 어워드는 큰 포부를 가진 작은 조직"이라며 "커뮤니티의 도움과 지지로만 성장할 수 있다"고 밝혔다. 2026년 시상식을 기대한다는 메시지도 함께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