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김건희특검서 9시간 반 조사…"왜 피의자인지 몰라"(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공천개입 의혹에 연루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21일 민중기 특별검사팀에서 10시간 가까이 피의자 조사를 받았다.
이 대표에 대한 조사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6시 50분께 마무리됐다. 이 대표는 피의자 신문조서를 열람한 후 7시 40분께 조사실을 떠났다. 조서 열람 시간을 포함해 약 9시간 40분가량 조사를 받은 셈이다.
이 대표는 조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취재진에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했다"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성실하게 진술했다"고 말했다.
그는 "오늘 조사 내용 봤을 때 기존의 조사와 큰 차이가 없었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법률가가 아니기 때문에 사실 왜 피의자로 구성돼 있는지 아직도 잘 모른다"고 했다.
이 대표의 변호인은 "피의자 신분이긴 하지만 주로 참고인 조사의 성격을 띠었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특검팀에서 조사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팀은 이날 이 대표에게 2022년 6·1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에서 부당한 공천 개입이 있었는지 캐물었다. 준비한 94쪽 분량의 질문지를 모두 소화했다고 한다.
이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 시절이던 당시 윤 전 대통령이 서울 강서구청장과 포항시장 등의 공천에 개입하려 했다는 통화녹음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는 공천 개입 혐의(업무방해)와 관련한 피고발인 신분이기도 하다.
특검팀은 이 대표가 언론 등에서 이런 발언을 한 배경에 대해 주로 물은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4·10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건희 여사가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 김상민 전 부장검사를 출마시키기 위해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특검팀은 전날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에서도 명태균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결과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와 이를 기반으로 한 명씨의 국민의힘 공천개입 의혹에 대해 추궁했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 내용을 토대로 윤 전 대통령의 관련 혐의를 다진 뒤 그를 재판에 넘길 예정이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조사실에 들어가며 취재진에 "2022년 윤 전 대통령이 저를 어떻게 대했는지 대부분의 국민들이 모두 알고 있다"며 "그런 상황에서 저와 윤 전 대통령을 공범으로 엮으려는 것은 굉장히 무리한 시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당한 공천이 없었느냐'는 질문에는 "그것(부당한 공천)의 주체가 중요한데, 당 대표인 제가 공천 개입을 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언어 모순"이라며 "그런 일이 전혀 없고, 다른 사람(윤 전 대통령)에 대해선 특검이 알고 싶은 게 있으면 얘기해줄 것"이라고 답했다.
윤 전 대통령의 공천 개입 혐의에 대해선 "당시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었다는 말을 일관되게 해왔고, 제가 겪은 일이기 때문에 특검에 자료 제출을 성실히 해 왔다"며 "다만 그것이 범죄 구성요건에 해당하는지 등은 법률가들이 알아서 할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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