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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李대통령 '환단고기' 언급에 "개인 소신 역사 강요 안돼"

연합뉴스입력
"백설공주 실존인물이란 주장 같아"·"반지의 제왕도 역사인가"
이재명 대통령, 부처 업무보고 발언(세종=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2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ㆍ개인정보보호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2 xyz@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연정 기자 = 국민의힘과 개혁신당 등 야권은 14일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환단고기'를 언급한 점을 두고 "이미 위서(僞書)로 결론 난 것을 의미 있는 논쟁이 계속되는 것처럼 공식 석상에서 말한 것은 문제"라며 비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2일 업무보고서에서 박지향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에게 환단고기와 관련해 '문헌이 아니냐'고 물어 정치권에서 논란이 됐다.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여전히 진위 논쟁이 벌어지는 사료로 보면서 그 내용을 믿는 게 아니냐고 야권이 목소리를 내자 대통령실은 이날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관련 발언은 이 주장에 동의한 게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야권은 논박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김은혜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기원전 7천년에 벌어진 일이라는 '환단고기'는 신앙의 영역이지 역사가 아니었다. 그래서 학계에서 위서로 규정된 것"이라며 "개인 소신을 역사에 강요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이비 역사를 검증 가능한 역사로 주장할 때 대화는 불가능해진다"며 "대통령이 환단고기를 관점의 차이라고 하는 건 백설공주가 실존 인물이라 주장하는 것과 같다"고 주장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 대통령의 '환단고기' 사태는 논란이 아닌 것을 의미 있는 논란이 있는 것처럼 억지로 만들어 혼란을 일으킨 무지와 경박함이 문제"라고 썼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 말대로라면 지구가 구체가 아니라는 '지구평평설', 인류가 달에 가지 않았다는 '달착륙 음모론' 같은 것들도 논란이 있으니 국가 기관이 의미 있게 다뤄져야 하는 것이 된다"고 꼬집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도 페이스북 글에서 "환단고기는 위작"이라며 "환단고기가 역사라면 반지의 제왕도 역사"라고 언급했다.

이 대표는 또 다른 글에서 이날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 "이 대통령이 '환단고기는 문헌 아닌가'라고 발언해 놓고 대통령실은 '분명한 역사관 아래서 역할 해달라는 취지'라고 해명했는데, (윤석열 정부 시절) 당신들이 '날리면'을 '바이든'이라고 들은 것이라 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며 "대통령실이 해야 할 일은 궁색한 해명이 아니라 국민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는 말"이라고 했다.

yjkim8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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