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세계 축구
'22년 만의 최악 기록' 팬과 싸우는 토트넘 감독, 이런 망신 있나…"너흰 진짜 팬 아니야!" 프랑크 충격 발언→6분 만에 0-2, 홈팬 야유 쏟아졌다
엑스포츠뉴스입력

토트넘 홋스퍼가 또다시 홈에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면서 최악의 분위기로 향하고 있다.
경기 초반 불과 6분 만에 두 골을 허용하며 사실상 승부가 갈린 가운데, 경기 후에는 굴리엘모 비카리오를 향한 홈팬들의 야유와 이를 두고 토마스 프랑크 감독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낸 장면까지 더해지며 논란까지 더해졌다.
토트넘은 3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3라운드 홈 경기에서 풀럼에 1-2로 패했다.
이 패배로 토트넘은 공식전 3연패와 함께 승점 18을 기록,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이번 승리로 2연승을 거두며 승점 17로 15위에 오른 풀럼과 단 1점 차다.
'BBC'에 따르면, 토트넘의 이날 패배는 2025년 토트넘의 프리미어리그 10번째 홈 패배다. 이는 1994년, 2003년에 이어 구단 역대 최다 홈 패배와 동률의 기록이다.
토트넘은 프랑크 부임 이후 단 한 번만 홈에서 승리했으며, 런던 더비 홈 경기 4연패라는 불명예 기록도 더했다.
경기당 평균 슈팅(9.5), 유효슈팅(3.2) 역시 프리미어리그에 세부기록이 남기 시작한 2003-2004시즌 이후 최저치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프랑크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홈에서 반드시 반등하겠다"며 승리 의지를 내비쳤지만, 킥오프 후 흐른 지 채 4분도 되지 않아 첫 실점을 허용하면서 팀은 무너졌다.
전반 4분 왼쪽에서 사무엘 추쿠에제가 올린 크로스를 케니 테테가 낮게 가져가 슈팅으로 연결했고, 이는 데스티니 우도기에게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불운한 굴절 실점이었지만, 올시즌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토트넘의 수비 집중력이 여실히 드러난 장면이었다.
그러나 더 큰 충격은 바로 2분 뒤였다. 전반 6분 풀럼의 전진 패스를 끊기 위해 박스 밖으로 나온 비카리오가 공을 터치라인 쪽으로 몰고 갔다가 걷어내지 않고 방향을 틀어 되차려 했던 것이 화근이 됐다. 그는 그 순간 미끄러졌고, 공은 조슈아 킹 발끝을 스친 뒤 해리 윌슨에게 연결됐다. 윌슨은 사이드라인 부근 약 36.6m 거리에서 곧장 왼발 중거리 슈팅을 시도해 놀라운 궤적으로 골문을 갈랐다.
이 장면 역시 비카리오 골키퍼를 비롯한 토트넘 수비진의 어처구니 없는 실수에서 비롯됐다.
골을 기록한 윌슨 역시 의아함을 내비칠 정도였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도 "골문이 그렇게 오래 비어 있을 줄 몰랐다"며 "우도기도 미끄러지면서 시간이 더 생겼는데, 그 와중에도 토트넘 수비 라인 중 누구도 골라인 쪽으로 돌아가지 않아 놀랐다"고 말했다.
실수 직후 비카리오에게 공이 다시 배급되자 토트넘 팬들 일부가 야유를 보냈다. 이 야유는 전반 내내 이어졌고, 하프타임 퇴장 시 팀 전체를 향한 야유까지 쏟아졌다.
토트넘은 후반에 들어서 전술과 기세를 끌어올렸으나 반전에는 실패했다. 후반 14분 모하메드 쿠두스한 골을 만회했다.
이후 사비 시몬스, 로드리고 벤탄쿠르, 윌손 오도베르가 차례로 투입되며 공격에 변화를 꾀했으나, 골로 연결되지 못했다.
풀럼은 레노와 안데르센을 중심으로 한 수비 라인으로 버티기에 성공했고, 역습에서도 위협적인 장면을 만들며 토트넘의 수비를 흔들었다. 결국 추가골 없이 1-2 패배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결과와 별개로 더 큰 논란은 그 이후 벌어졌다.
프랑크 감독이 경기 종료 후 'BBC'와의 인터뷰에서 비카리오에게 야유를 보낸 팬들을 향한 노골적인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우리 팬들 중 일부가 그 장면에서 야유했다고 들었다. 내 생각엔 완전히 받아들일 수 없는 행동"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 행동을 한 사람들은 진정한 토트넘 팬이라 할 수 없다"고 직격했다.
프랑크는 "경기 뒤 야유는 괜찮다. 하지만 경기 중에는 선수들이 서로를 지지해야 한다"며 "팀이 싸우고 있을 때 등을 돌리는 건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논란의 중심에 선 비카리오는 경기 후 '스카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실수를 인정하며 고개를 숙였다.
그는 "두 번째 실점은 명백히 내 실수다. 내가 책임진다"고 밝혔다. 이어 "멀리 걷어내려 했지만 잘못 맞았다. 경기를 더 어려운 상황으로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야유에 대해서도 그는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축구의 일부다. 팬들은 자신들이 생각하는 대로 행동할 권리가 있다. 나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 나는 마음이 넓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침착함을 잃고 있다는 것이 더 문제다. 경기를 뒤집는 과정을 만들지 못하고 있다"며 팀 전체의 분위기 문제를 지적했다.

프랑크 감독 체제가 점차 신뢰를 잃고 있는 모습이다.
팬들의 야유, 선수의 실수, 경기력 저하 등 악재가 한꺼번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프랑크 감독은 "비판을 견뎌내고, 훈련장에서 계속해서 해결 방안을 찾겠다"고 밝혔다.
토트넘은 남은 2025년 동안 홈에서 브렌트퍼드, 리버풀과의 경기를 치러야 한다.
리버풀 홈경기 당일에는 클럽 '레전드' 손흥민이 경기장을 찾는다는 소문도 있다.
하지만 현재 분위기라면 손흥민의 방문도 암울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토트넘은 흔들리는 자신감을 회복하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홈 팬들의 야유는 더욱 거세질 것이며, 팀 분위기는 더 깊은 수렁에 빠질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