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보다 볼게 없다'...지스타 2025, 왜 올해는 조용했나?
지스타 2025는 여전히 1,273개 업체, 3,269부스 규모로 개최될 예정이지만(부산시 발표), 전반적인 분위기는 예년만큼의 열기가 아니다. 업계 내부에서는 “체감 관람객 수가 줄었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부스 규모 역시 일부 매체에서 “작년 대비 10% 이상 감소했다”는 평가가 있다. 관객 감소는 단일 이벤트의 문제가 아니라, 게임업계 전반의 구조적 변화가 겹쳐 발생한 결과로 보인다.
관람객 감소의 가장 큰 요인은 대형 게임사의 지스타 참여 축소다. 최근 몇 년간 지스타는 엔씨소프트·넥슨·넷마블 등 국내 3N 기업뿐 아니라 대형 퍼블리셔들의 출품 규모가 일정하게 줄어오는 흐름을 보였다. 올해도 일부 기업이 B2C 부스를 축소하거나 불참하면서 팬층의 기대감을 낮췄다. ‘신작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장’이라는 지스타의 핵심 가치가 약해지면서 방문 이유가 줄어든 셈이다. 업계 커뮤니티에서는 “관람 포인트가 줄었다”, “AGF나 해외 쇼케이스에 비해 매력이 떨어진다”는 반응도 나온다.
두 번째 요인은 게임 시장의 둔화된 분위기다. 니코 파트너스는 2024~2025년 동아시아 게임 시장 매출이 약 -2.3% 수준의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기업들의 2024년 3분기 실적 발표에서도 신작 부재·해외 매출 감소·라이브 서비스 비용 증가가 반복적으로 언급되며 “투자와 마케팅 규모 축소”가 현실이 되었다. 한국 전체 소비지출도 하향 흐름을 보이고 있어 대형 이벤트 방문 수요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팬층 입장에선 “볼거리 부족”, 기업 입장에선 “마케팅 대비 효율 낮음”이 겹치는 구조다.
세 번째는 전시회 경쟁의 심화다. 지스타는 그동안 한국 대표 게임쇼로 자리 잡았지만, 최근 일본 TGS(도쿄게임쇼), 중국 'ChinaJoy', 미국 'PAX(Penny Arcade Expo)' 등 해외 게임쇼들이 글로벌 유저층을 끌어들이며 존재감을 다시 키우고 있다. 일부 국내 기업들은 신작 발표의 무대를 해외 쇼케이스로 옮기고 있고, 유저들도 스트리밍·글로벌 쇼케이스를 통해 더 화려한 콘텐츠를 접한다. 오프라인 행사만의 매력도 상대적으로 약해졌다.
마지막으로, 지스타 구조 자체의 변화도 지적된다. 지스타는 최근 몇 년간 B2B 비중과 인디/중소 게임사 비중을 늘려왔다. 산업적 측면에서는 매우 긍정적이지만, 일반 관람객이 기대하는 화제성·대작 중심의 콘텐츠와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는 양면성이 있다.
종합하면, 지스타 2025의 관객 감소는 대형사 이탈 → 콘텐츠 흡인력 하락 → 관람객 동기 약화 → 지스타 브랜드 가치 조정이라는 흐름 속에 있다. 여전히 국내 최대 게임쇼라는 위치를 유지하고 있지만, 관람객이 기대하는 ‘대작 체험형 축제’의 성격은 점점 희미해지고있다는 우려가 있다. 지스타가 다시 팬 중심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단순 전시장 규모 확대보다 행사 정체성의 재정립과 글로벌 경쟁 행사와의 차별 전략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