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까지 싸움터 된 법사위 국감…與 "내란 단죄" 野 "秋물러나야"(종합2보)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이재명 정부 첫 국회 국정감사의 최대 전장이었던 법제사법위원회는 국감 마지막 날인 30일도 고성과 항의, 막말로 점철됐다.
여야는 국감에서 이번 국회 법사위 국감이 파행적으로 진행된 책임을 놓고 '네 탓 공방'을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모욕적인 언사와 반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도 작년 12·3 계엄 사태와 관련해 사법부와 국민의힘에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이번 국감을 통해 "사법개혁의 필요성을 확인했다"(추미애 위원장)고 강조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번 국감이 "민주당의 이재명 대통령 무죄 만들기 쇼"(나경원 의원)로 전락했다면서 민주당의 대법관 증원·재판소원·재판중지법 추진 등을 두고 "입법 내란"이라고 비판했다.
양측간 공방이 가열되면서 이날 저녁에는 모욕 언사를 주고받는 상황도 재차 연출됐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이 야당 의원의 질의 전에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에게 '꽥꽥이'라고 쏘아붙이자 곽 의원이 '서팔계'라고 응수한 것이다. 이를 두고 친여 성향의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곽 의원을 향해 "말하는 싸가지 저거"라며 비난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국정감사 종료 직전 마무리 발언에서 이를 이유로 국민의힘의 발언권 요청을 수용하지 않았다.
그는 "국민의힘 의원들의 소란 행위가 지속돼 이미 발언을 제한했다. 곽규택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멸칭을 부르고 인신공격성 발언을 거듭해 경고받았다"며 "신동욱 의원은 동료 의원에게 '꼬나보지 말라'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했고 위원장에게 막말해 발언권이 정지됐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이 약 7분여 동안의 마무리 발언을 이어가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위원장은 물러나라"며 큰 소리로 항의를 거듭했다. 국감 종료 선언 후에는 범여권 정당 의원석에서만 박수가 쏟아졌다.

앞서 여야는 이날 낮에는 한 시민단체가 법사위 국감에 최하점인 'F 학점'을 준 것을 두고도 책임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 전현희 의원은 "국민의힘은 법사위 국감에서 '윤어게인' 수호자 역할을 하고, 내란을 옹호·동조하는 행위를 지속하면서 국감을 지속 방해했다"고 말했다.
이에 나 의원은 "법사위가 국감 NGO 모니터단이 선정한 '최악의 국감', 'F학점'에 선정됐다. 그 핵심은 권력분립 파괴"라며 "부당하게 사법부를 계속 압박해선 안 된다. (최악의 국감) 핵심 인물 투톱에도 추 위원장이 선정됐다"고 말했다.
여야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사법개혁'의 일환인 '재판중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재판소원, 법원행정처 폐지 등을 놓고 극명한 입장차를 드러내며 공방을 이어갔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민주당이 대통령 무죄 만들기, 재판 뒤집기, 대장동 사건 공소 취소를 주장하면서 여러 법안을 주무르다가 드디어 나온 게 '법원행정처 폐지'"라며 "최근 (특검의) 영장이 다 기각되니 내란 사건의 유죄를 만들기 위해 대법원의 인사권을 건드리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조배숙 의원은 "재판중지법의 경우 재판의 공정성, 피해자 권리의 실효성 약화, 평등권 침해 등의 상당히 위헌적인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재판소원에 대해 "4심제라는 비판은 맞지 않는다. 대법원 판결이 확정됐을 때 확정 시기를 늦추는 것도 아니고 집행을 빼앗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3심제"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구속취소를 결정한 지귀연 판사와 최근 특검의 구속영장을 잇달아 기각한 판사들을 거론하면서 자신이 발의한 구속영장 국민참여 심사제도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민주당은 작년 12월 4일 새벽 열린 대법원 긴급회의를 재차 문제 삼으면서 대법원이 12·3 계엄 사태에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은 윤석열 불법 계엄에 부역한 주요 임무 종사자다. 대법원장이 특검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나경원 의원은 "국가기관은 계엄이 발생하면 회의해야 한다"며 "진짜 계엄을 해야 할 국가안보에 중대한 사건이 있을 때 앞으로 모든 공무원들이 집에 가 있으면 국가 시스템이 돌아가겠느냐"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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