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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빈틈 노리는 하마스…가자지구 라이벌 내쫓고 병원 재장악

연합뉴스입력
가자시티 요르단 야전병원 총격전…'앙숙' 두그무시 가문 견제
지난 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이 언론에 공개한 가자시티의 요르단 야전병원의 모습. [UPI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1단계 휴전 와중 가자지구에서 라이벌 세력을 내쫓고 야전 병원을 다시 장악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가자지구 남부의 유력 부족으로 하마스와 긴장 관계에 있는 두그무시 가문의 일원인 무함마드 두그무시는 WSJ에 하마스가 다른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총을 겨누며 가자시티 요르단 야전병원에서 나가도록 한 뒤 병원과 그 주변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 중 이스라엘군의 접근에 달아났던 하마스가 지난 10일 휴전 발효 이후 이스라엘군이 철수하자 다시 들이닥쳤다고 말했다.

그는 "하마스가 그곳을 완전히 장악했다"며 "극단적인 방식으로 병력을 다시 들여왔다"고 말했다.

이 병원은 이스라엘군과 두그무시 가문이 하마스의 거점으로 지목했던 곳이다. 이들은 하마스가 오랫동안 병원 부지 내 건물을 작전 기지로 개조하고, 의료센터 인근으로 이어지는 지하땅굴을 이용해왔다고 주장했다.

이 병원은 요르단군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요르단은 2009년 가자시티에, 2023년 칸유니스에 각각 야전병원을 세워 주민들을 위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요르단 측은 병원 안팎에 하마스의 주둔지나 터널이 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보도자료를 통해 요르단은 이러한 활동을 알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 하마스가 운영하는 가자 정부의 대변인은 하마스 보안군이 병원 직원들의 대피 이후 병원을 점거하고 약탈했던 범죄조직들을 소탕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한 것이라 주장했다.

그는 병원에 남아있는 보안군은 치안을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결국엔 이 부지의 소유주였던 팔레스타인 협회에 통제권을 넘길 것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이 병원이 순수하게 의료 시설로만 운영됐고, 하마스는 주둔했던 적이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가자 내 있는 병원들은 전쟁 중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싸움의 최전선이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병원을 작전기지로 쓰면서 의료진과 환자들을 방패막이로 쓰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가자 병원들에 기자들을 불러 하마스의 땅굴들을 공개하기도 했다.

이스라엘과 마찬가지로 하마스를 비판해왔던 가자 내 세력 중 하나는 두그무시 가문이다.

가자에는 수천명의 구성원을 거느린 오랜 가문이 존재하며, 이들 중 일부는 하마스와 유혈 충돌한 이력이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 견제 목적으로 이들 세력을 지원하기도 했다.

두그무시 가문은 하마스와 경쟁 관계로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를 주도하는 파타당과 관련 있다.

하마스는 두그무시 가문이 전쟁 중 이스라엘과 협력했다고 주장해왔다.

휴전 발효 이후 하마스는 이미 가자 전역에서 가문들을 탄압, 수십명이 사망했다.

noma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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