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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추석민심 평가…與 "지금은 개혁시간"·국힘 "민심 격앙"

연합뉴스입력
민주 "국민 명령은 내란 청산·민생경제 회복…민심 감안한 속도조절론도" 국힘 "與개혁 거칠고 성급·경기추락 체감…국힘 신뢰 시기상조 여론도"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연합뉴스TV 제공]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조다운 안정훈 기자 =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9일 여야가 전한 '명절 민심' 평가는 판이했다.

여당은 이재명 정부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민생경제에 힘써달라는 당부가 주를 이뤘다고 했고, 야당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사법개혁 등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거셌다고 전했다.

◇ 與 "지금은 개혁·내란종식의 시간…민심 감안한 속도조절도"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재명 정부 4개월에 대한 추석 민심 평가는 '앞으로의 4년을 더욱 기대하게 만든 대한민국 정상화의 시간'이었다"며 "민주당은 더 잘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겸손하게 집권 여당의 책무를 다하겠다"고 밝혔다.

전 최고위원은 "완전한 내란 종식은 국민의 명령이자 특검의 출범 이유임에도 국민의힘은 뻔뻔하게 특검법 필리버스터 등 조직적으로 특검 수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내란 청산, 민생경제 회복을 흔들림 없이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호남을 지역구로 둔 박지원 의원은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역구 주민들이) '이재명 대통령 잘한다'며 제일 높은 평가를 하면서도 '혹시 윤석열이 다시 나오는 것 아닌가'라며 내란 청산에 대해 의구심이 많다"고 전했다.

이어 "현재 시대정신과 국민적 요구는 내란 종식과 3대 개혁이다. 물 들어왔을 때 개혁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다"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 일부 민심도 잘 감안하라는 건설적인 충고도 있었다"고 했다.

강원권의 한 의원은 "나라다워지는 것 같아 기대된다는 평가가 많다"며 "여당이 여당답게 경제와 민생도 챙기고 야당도 잘 품으라는 충고도 있었다"고 말했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확실히 윤석열 정권보다는 좋아졌다는 얘기를 이구동성으로 한다. 전통시장에 가면 민생회복 소비쿠폰 효과가 크다는 얘기도 많이 한다"며 "정쟁하지 말고 민생도 신경 써달라고도 하셨다"고 소개했다.

다만 "개혁과 내란 종식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많지만 속도 조절을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제주를 지역구로 둔 한 의원은 "여전히 경기가 힘들다고 얘기하시면서 '개혁도 좋은데 여당이 성과를 내야 하는 것 아니냐. 내년 지방선거도 있으니 잘해야 하지 않느냐'는 얘기들을 하셨다"며 "잡음을 적게 하고 일을 하라는 취지가 아닌가 싶다"고 지역 분위기를 설명했다.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당기[촬영 안정원, 김주성]

◇ 국힘 "독재 與에 민심 격앙…국힘 신뢰 시기상조 여론도"

반면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석 연휴 기간 청취한 민심이 이재명 정부의 사법개혁·경제 실정을 성토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지역에는 이재명 정부에 대한 분노가 차고 넘쳤다"며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 면직과 체포,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압박과 검찰청 폐지 등 정부가 추진하는 소위 '개혁'이라는 것이 너무 거칠고 성급하다는 비판이 많았다"고 말했다.

또 "기업 하는 분들이 '한미관계가 불안하다'는 걱정이 많았다. 지지부진한 관세협상 상황을 보면서 긍정적인 전망을 얘기하는 분이 별로 없었다"고 했다.

대구·경북(TK) 지역의 한 초선 의원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라는 엄중한 시기에 대통령이 예능 촬영을 하지 않나, 대법원장에게 사퇴하라고 압박하지 않나. 정부가 완전히 독재를 향해 달려가는 데 민심이 격앙돼 있었다"고 전했다.

그는 "소비쿠폰 지급도 잠깐 돈 쓰게 했지만, 전통시장 상인이나 소상공인들은 경기가 다시 추락한 게 체감된다고 하더라"며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가 더 안 좋아졌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컸다"고 강조했다.

부산·울산·경남(PK) 지역의 한 재선 의원도 "PK는 핵심 산업인 석유화학·중공업이 어렵다 보니 이들 업계를 상대로 영업하는 중·소상공인들의 가계가 위기에 몰려 있었다"며 "정부가 일을 똑바로 할 수 있도록 잘 견제하라, '단디해라'는 주문이 많았다"고 말했다.

좀처럼 지지율 상승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는 당에 대한 고언도 있었다.

한 수도권 지역 초선 의원은 "아직 12·3 비상계엄 사태의 후유증이 계속되는 것 같다"며 "당의 지지율이 아직은 정부·여당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 기대야 할 상황인데, 적지 않은 국민은 아직 '국민의힘에 신뢰를 주기엔 시기상조'라고 느끼는 것 같았다"고 평가했다.

TK 지역의 한 의원은 "여론이 민주당으로부터 돌아서는 건 확실한데, 빠진 지지율이 우리 쪽으로 확 안 넘어오는 상황 같다"며 "여당의 폭주에 잘 대응하고, 국민의힘이 대안을 잘 내면 좋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stop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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