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항공굴기, 美 제재에 '흔들'…C919 여객기 납품 지연

(서울=연합뉴스) 김현정 기자 = 미국의 수출 제재 여파로 중국 '항공굴기'를 상징하는 여객기 C919의 납품 일정이 차질을 빚은 것으로 나타났다.
2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항공기 제조사인 국영 중국상용항공기공사(COMAC·코맥)는 올해 중국동방항공·에어차이나·중국남방항공 등 3곳에 총 32대의 C919 여객기를 인도할 예정이었으나, 9월 현재 실제 인도된 것은 5대에 그쳤다.
로이터는 각 항공사 재무 보고서와 항공 전문 사이트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 코맥이 C919 생산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같은 날 관련 소식통을 인용해 코맥이 올해 C919 생산 목표를 기존 75대에서 25대로 대폭 줄였다고 전했다.
코맥은 올해 1월 C919 약 30대를 인도하고, 연내 50대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3월에는 생산 목표를 75대로 늘려 잡았다.
C919는 코맥이 에어버스 A321과 보잉 737을 겨냥해 내놓은 중형 장거리 여객기다.
납품 지연 원인으로는 미국의 수출 제재가 꼽힌다.
미국 상무부가 지난 5월 제너럴일렉트릭 에어로스페이스가 생산하는 핵심 엔진 부품의 대중(對中) 수출을 중단하고 7월 해제하기까지 공급망 병목 현상이 발생했다고 블룸버그는 평가했다.
블룸버그는 소식통을 인용해 "목표치의 극적인 (하향)조정은 코맥의 제조 야망에 차질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면서 "공급망의 거의 모든 핵심 연결고리에서 병목현상이 발생해 항공기의 안정적 생산능력이 저해되고 있다"고 전했다.
주요 서방 항공 규제 기관의 표준인증을 받지 못한 C919 여객기는 중국 고객사와 핵심 동맹국인 브루나이, 캄보디아 국적 항공사 위주로 주문을 받아왔다.
항공 컨설팅 업체 IBA는 코맥이 올해 약 18대의 C919 여객기를 인도할 것으로 예측했으며, 인도량은 내년 25대, 2027년 45대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과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그들(중국)이 우리에게 (희토류) 자석을 주지 않아 우리는 의도적으로 보잉 부품을 제공하지 않았다"면서 "(이 때문에) 그들의 항공기 200대가 비행할 수 없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런 상황에서) 나는 그들에게 모든 부품을 보냈고, 그래서 그들의 비행기가 다시 날 수 있게 됐다"며 "부품(공급)을 다시 저지할 수 있었지만 그들과의 관계를 고려해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hjkim07@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