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나무다리서 '숙적' T1 무너뜨린 젠지…결승 진출전행


(서울=연합뉴스) 김주환 기자 = LCK의 '맹호' 젠지가 국내리그 숙적이자 월드 챔피언 T1을 무너뜨리며 올해 플레이오프 결승전 무대까지 한 계단만을 남겨두게 됐다.
젠지는 21일 서울 종로구 롤파크에서 열린 2025 LCK 플레이오프 패자조 3라운드 경기에서 T1을 세트 스코어 3:2로 꺾었다.
젠지와 T1은 올해 플레이오프 '빅매치'로 꼽힌 이날 경기에서 강펀치를 연달아 주고 받으며 경기를 풀세트 혈투로 끌고 갔다.
젠지는 1세트 16분께 벌어진 집단 교전에서 '도란' 최현준에게 트리플킬을 당하고, 드래곤 버프도 2연속 내주며 수세에 몰렸다.
하지만 28분께 내셔 남작(바론) 위치로 T1을 유인한 사이 '기인' 김기인과 '쵸비' 정지훈이 몰래 드래곤 버프를 챙기며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돌았다.
30분경 벌어진 한타에서 쵸비는 T1 진형 중앙에 궁극기를 적중시키며 상대를 맹추격하는 발판을 마련했고, 이어진 한타에서 킬 스코어와 총 골드량 모두 역전에 성공하며 첫 세트를 시원한 역전승으로 가져갔다.
T1은 2세트부터 반격에 나섰다.
T1은 경기 초반부터 '오너' 문현준이 적극적인 로밍으로 상대 바텀 라인 듀오를 잇달아 잘라내며 이득을 챙겼다.
젠지는 침착하게 오브젝트를 챙기며 앞선 세트 같은 역전 기회를 노렸지만, T1의 '케리아' 류민석이 알리스타로 상대를 연달아 밀쳐내 오너와 '구마유시' 이민형에게 먹여 주면서 각개격파당했다.
격차를 눈덩이처럼 불린 T1은 결국 28분만에 상대 넥서스를 깨고 승부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긴장감 속에서 치러진 3세트의 승부처는 탑 라인이었다.
T1은 경기 초반 선취점을 챙기고, 21분경에는 젠지의 매서운 반격에도 아타칸 버프까지 빼앗으며 기세를 이어나갔다.
상체 장악력이 무너지자 하체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선택과 금지(밴픽) 단계에서 상대 바텀 듀오를 노리고 밴한 T1의 선택이 후반부에서 빛을 봤다.
결정적인 순간은 32분께 '페이커' 이상혁의 이니시에이팅에 힘입어 미드 라인에서 벌어진 한타였다. 오너가 쵸비를 잘라낸 것을 시작으로, '주포' 룰러를 보호해줄 기인과 캐니언까지 밀려나 쓰러지며 T1이 연달아 2개 세트를 챙겨갔다.
완패 위기에 몰린 젠지는 4세트에서 레드 진영[285800]을 골랐다.
자신 있는 크산테와 칼리스타, 스카너를 가져온 젠지는 T1의 초반 공세를 연달아 받아치며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8분께 벌어진 교전에서 T1에 압승을 거둔 젠지는 쵸비와 룰러가 차곡차곡 킬 스코어를 쌓아올리며 격차를 벌려나갔다.
화력 싸움에서 밀린 T1은 점차 수세에 몰렸다. 25분께 골드 차이를 1만 이상으로 벌린 젠지는 T1 본진으로 돌격해 넥서스 공략을 시작했다.
젠지는 구마유시와 페이커의 매서운 반격에 쵸비와 룰러가 쓰러지며 역공 찬스를 내줬지만, 캐니언이 본진에 쌓인 미니언들과 협공으로 나머지 T1 라이너를 모두 잡아내며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긴장감이 감도는 5세트에서 T1은 후반 집단 교전에 강한 픽을, 젠지는 돌진 중심의 조합을 꾸리며 마지막 결전에 나섰다.
젠지는 정글에서 벌어진 교전에서 쵸비가 절묘하게 도란을 잡아내며 선취점을 챙겼고, 이어 캐니언과 협공으로 2킬을 더 챙기며 우위를 점했다.
젠지가 드래곤 버프 2개를 연달아 챙기자 T1은 협곡의 전령을 가져갔고, 정면 싸움을 최대한 피하며 정글에서 대치했다.
젠지는 21분께 탑 라인에 생성된 아타칸을 두들기며 T1에 싸움을 걸었다.
어쩔 수 없이 뭉쳐 있는 젠지 진형에 달려든 T1은 아타칸 버프를 획득한 젠지의 공세에 오너와 페이커가 쓰러지며 패색이 더 짙어졌다.
드래곤 버프와 킬 스코어 양쪽에서 모두 밀린 T1은 32분만에 본진이 뚫리며 이번 플레이오프 여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한 젠지는 오는 27일 인천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열리는 결승 진출전에 진출, KT[030200] 롤스터와 마지막 결승전행 티켓을 두고 대결한다.
juju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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