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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과학자 잇따른 귀국…美연구비 삭감속 中 인재확보 '혈안'

연합뉴스입력
생물통계학·AI 권위 하버드대 中교수, 칭화대 석좌교수로 합류
류쥔 전 하버드대 교수[홍콩 SCMP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인교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학 연구비 삭감 조치 속에서 중국인 과학자들의 귀국 행렬이 잇따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8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세계적 통계학자이자 하버드대 교수로 데이터 과학, 생물 통계학, 인공지능(AI) 분야 권위자인 류쥔이 지난달 칭화대 석좌교수로 임용됐다.

문화대혁명 시기에 청소년기를 보낸 뒤 베이징대를 졸업하고서 미국 시카고대학 등에서 유학했던 시절(1989년) 베이징의 톈안먼 시위에 대한 미국 내 지지 시위에 공개적으로 참여해 중국 당국에 '반기'를 들었던 류 교수의 중국행이 눈길을 끈다고 SCMP는 전했다.

여전히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인 톈안먼 시위 지지자에 대해 중국 당국이 입국을 허용하고 칭화대 교수 임용을 허락하는 것도 이례적이다.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 취득 후 하버드대 교수 등으로 재직하면서 뛰어난 연구 업적으로 명성을 크게 얻으면서 올해 5월 미국과학원 회원으로도 선출됐던 류 교수는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하버드대에 연구비 지원 중단을 결정하면서 각종 연구 프로젝트가 중단된 데 반발해 중국행을 결정했다고 SCMP는 설명했다.

류 교수 외에도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국인 과학자들의 귀국행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6월에는 보잉 787과 에어버스 380 항공기 등에 사용되는 핵심 산업용 소프트웨어 창시자인 저우밍이 미국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 알테어를 떠나 중국 닝보동방이공대학의 석좌교수 겸 초대학장으로 취임했다.

알테어는 시뮬레이션, 데이터분석, 인공지능(AI) 및 고성능 컴퓨팅에 특화한 엔지니어링 소프트웨어와 계산 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선두 기업으로 항공 우주·컴퓨팅·금융·에너지·자동차 산업에서 28개국의 1만6천개 사를 고객으로 뒀다.

간암과 면역력 분야의 석학으로 미국 캘리포니아대 샌디에이고(UCSD) 명예교수였던 펑건성도 지난달 귀국해 선전시의 선전만실험실(SZBL)에 합류해 암 연구소 소장을 맡았다.

SZBL은 광둥성과 선전시가 선도적인 과학기술 혁신센터를 건설하려고 설립한 연구 플랫폼이다.

중국은 2008년부터 첨단 과학기술 육성 차원에서 해외 인재 양성 국가 프로젝트인 '천인계획'(千人計劃)을 강행하면서 미국과 유럽 등에 있는 자국 과학자들의 중국행 유도해왔다.

특히 조 바이든 미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역시 중국에 대한 첨단 기술 제한의 고삐를 바짝 죄는 가운데 중국은 애국심을 강조하면서 중국인 과학자들의 귀국을 독려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초 중국은 최고 지도부의 연례 여름휴가 겸 국가 현안 논의 자리인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에 구조생물학자 옌닝, 양자물리학자 판젠웨이, 유방암 권위자 쉬빙허 등의 석학을 불러 중국의 미래에 대해 논의해 눈길을 끌었다.

kji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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