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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 직행' 보이는 한화, 안-심-엄 '200억 FA 트리오' 살리기 프로젝트 돌입?…1차 시도는 '성공적' [대구 현장]
엑스포츠뉴스입력

한화 이글스가 본격적인 가을 준비에 나섰다. '고액 FA 트리오' 엄상백, 안치홍, 심우준이 나란히 출전한 경기에서 희망을 봤다.
3명은 2024시즌(안치홍)과 2025시즌(엄상백, 심우준)을 앞두고 FA로 한화에 왔다. 안치홍이 최대 72억원, 엄상백이 최대 78억원, 심우준이 최대 50억원을 받기로 하면서 셋이 합쳐 '200억 트리오'로 불린다.
한화는 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3-4로 패했는데 이날 경기는 3명의 경기 감각을 점검하는 무대가 됐다.
경기 전부터 김경문 한화 감독은 이날 맞대결의 목적을 명확히 했다. 베테랑 손아섭과 최근 타격감이 좋은 하주석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최근 출전 경기 수가 적었던 심우준과 안치홍을 선발로 투입했다.
지난 6일 채은성, 이날 루이스 리베라토가 부상에서 복귀했음에도 이른바 '베스트 라인업'을 꾸리지 않았다. 마운드 운용에서도 선발 황준서를 일찍 교체하겠다는 뜻을 경기 전부터 드러냈다.

김 감독은 "그동안 안 뛴 선수들을 먼저 내보냈다. 사실 오늘(7일) 문현빈도 뺄까 생각했다. 지금 (심)우준이도 계속 뛰다가 지금 (하)주석이가 감이 좋으니까 몇 경기를 못 나갔다. 또 이런 기회를 줘야 그러면서 서로 컨디션 조절도 할 수 있다"고 이날 선발 명단에 변화를 준 이유를 설명했다.
또 "황준서가 오래 던지는 게 아니라, 아마 빨리빨리 바뀔 거다. 황준서 다음엔 정우주가 아마 나갈 것"이라며 "그렇게 나가서 그다음에는 안 좋은 선수들을 좀 바꿔가면서 경기를 한 번 풀어가 볼까 생각하고 있다"고 이날 마운드 운용 계획을 밝혔다.

김경문 감독의 이날 결정은 다가올 포스트시즌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7일 삼성전을 패하면서 리그 선두 LG 트윈스와 5경기 차로 뒤진 상태다. 반면 3위 SSG 랜더스엔 7경기 차 앞섰다. 정규시즌 16경기가 남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큰 변수가 없는 한 현재 순위로 2위에 주어지는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가능성이 높다.
LG와 오는 26~28일 대전 3연전을 남겨놓고는 있지만 그 전에 LG가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을 가능성도 제외할 수 없다.
한화는 삼성전에서 예고대로 4회말 마운드를 정우주로 교체했다. 1-2로 뒤진 6회말엔 조동욱이 등판해 강민호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했으나 후속타자 김영웅과 류지혁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한화는 6회 아웃카운트가 하나 남은 시점에 엄상백을 투입했다. 엄상백은 김헌곤을 1구 만에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엄상백은 선두타자 이재현을 헛스윙 삼진, 김지찬을 포수 땅볼로 잡은 뒤 김성윤에게 중전안타를 내줬다. 이어진 구자욱의 타석에서 1루 주자 김성윤의 도루 저지에 성공, 1⅓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이날 임무를 마쳤다.

김경문 감독은 9월 엔트리 확장 전부터 남은 시즌 '78억 FA' 엄상백에 대해 불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엄상백은 지난 8월까지 19경기(70⅓이닝) 등판에서 1승7패 평균자책점 7.42로 매우 부진했다. 시즌 도중 두 차례의 2군행에도 별다른 반등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화는 엄상백의 쓰임새를 찾아야 했고, 결론은 보직 전환이었다. 엄상백은 지난 2018시즌 풀타임 불펜으로 시즌을 소화한 적이 있다.
엄상백은 9월 합류 첫 등판이었던 앞선 2일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5일 만에 등판한 이날 경기에선 멀티이닝 소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안치홍과 심우준도 이날 인상적인 활약으로 사령탑의 기대에 부응했다. 안치홍은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심우준은 무려 4타수 3안타를 기록하며 지난 7월 8일 대전 KIA전 이후 약 두 달 만에 멀티히트 경기를 펼쳤다.
김 감독 구상대로라면 가을야구를 위한 '200억 트리오'의 감각 끌어올리기는 잔여 일정 도중 더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사진=한화 이글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