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막 '버닝맨' 축제서 살인사건…단서 없어 수사 난항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네바다주 북서부 사막에서 매년 열리는 유명 축제 '버닝맨'(Burning Man) 예술·음악축제 현장에서 한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당국은 정황상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지만, 사막 한 가운데에서 발생한 사건이어서 증거나 단서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2일(현지시간) AP통신과 미 ABC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밤 9시 14분께 버닝맨 축제 현장인 네바다주 블랙록 사막에서 30대로 추정되는 백인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이 남성이 피 웅덩이 속에 쓰러져 있었던 점 등으로 미뤄 당국은 살인 사건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관할 당국인 퍼싱 카운티 보안관 사무실은 사건 후 이틀 넘게 지난 시점까지 용의자로 체포된 사람이 없으며, 사망자의 신원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버닝맨 축제는 사막 한 가운데에 생활에 필요한 최소한의 시설만으로 임시 도시를 건설한 뒤, 약 9일간 축제를 진행하고 다시 아무것도 없는 원래의 상태로 돌려놓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올해 축제는 지난달 24일부터 시작해 전날(9월 1일) 종료됐기에 참가자들이 모두 현장을 떠난 상태다.
통신 기지국이 없는 사막이어서 축제 현장 대부분의 지역에서 휴대전화 연결이 안 되고, 감시 카메라 같은 현장 영상 등 증거를 확보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수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1990년부터 블랙록 사막에서 매년 개최된 이 행사에는 수만 명의 예술가, 음악가, 활동가들이 모여 야생 캠핑과 전위·실험적인 공연을 즐긴다. 특히 대형 나무 인형을 불태우는 의식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급진주의와 다양성을 표방하는 행사로 시작했지만, 2017년 패리스 힐튼이 DJ로 참가했고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유명인들이 여러 차례 다녀가는 등 근래에는 주로 부유층의 행사로 변질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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