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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새 학기 앞두고 학교 20곳 중 1곳 폐교…저출산 직격타

연합뉴스입력
2009년말 경제위기 후 출산율 급감…전문가들 '인구 붕괴' 경고
지난 2023년 새학기를 맞아 등교중인 그리스 초등학교 학생들EPA=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그리스가 새 학기를 앞두고 초등학교 20곳 중 1곳이 문을 닫는 등 저출산 직격타를 맞았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리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그리스 내 학교 1만4천857개 가운데 766곳은 학교 운영에 필요한 최소 학생 숫자인 15명을 채우지 못해 올해 새 학기에 폐교된다. 이런 학교는 전체 학교의 5.15% 정도다.

학교 폐교 사례는 시골·도서 지역뿐 아니라 수도 아테네가 있는 아티카 지역에서도 나왔다.

이번에 문을 닫는 학교는 대부분 초등학교지만 모든 학교에서 폐교 건수가 증가하고 있다.

폐교된 학교들은 3년 내 학생 수가 회복되면 다시 문을 열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 같은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FT는 예상했다.

그리스 대규모 폐교 사태는 지난 2010년대 겪은 경제 위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리스는 2009년 말부터 재정 위기로 국가 부도 사태에 몰렸으며 2010년부터 유럽연합(EU), 국제통화기금(IMF) 등에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해 8년간에 구제금융 시기를 보냈다.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앞지르며 인구가 줄기 시작한 것은 2011년부터다.

경제 위기를 이기지 못한 인력들이 그리스를 떠나며 가임기 여성의 수도 감소했다. 2021년 인구 조사에서 20∼40대 주요 가임기 여성 숫자는 2001년과 비교해 50만명(31%) 줄었다.

결국 그리스의 출생아 숫자는 2022년 8만명대로 떨어졌다. 현재 그리스 여성의 첫 출산 연령은 32세며 혼외 출산은 극히 드물다. 출산율은 1.35명으로 유럽 최저 수준이다.

저출산 여파로 그리스 초등학생 숫자도 지난 2018년 이후 11만 1천명(19%) 이상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인구 붕괴' 수순으로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탄탄한 복지 시스템을 갖춘 덴마크 등 선진국도 출산율 높이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볼 때 그리스도 상황 반전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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