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에 목걸이 인사청탁' 서희건설 회장·사위 특검 출석(종합)

(서울=연합뉴스) 이영섭 고가혜 기자 = 김건희 여사에게 이른바 '나토 목걸이'를 선물하며 인사 청탁을 했다고 자수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그의 맏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실 비서실장이 한날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소환됐다.
이 회장은 2일 오전 9시 58분께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특검팀 사무실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했다.
휠체어를 타고 마스크를 쓴 채 나온 이 회장은 "김 여사에게 6천200만원짜리 목걸이를 직접 줬나", "목걸이 선물과 사위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의 인사 청탁이 연관이 있나" 등 취재진 질문에 답하지 않고 조사실로 향했다.
이 회장은 2022년 3월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아펠 목걸이 등 고가 장신구를 선물하며 박 전 비서실장이 공직에서 일할 기회를 달라는 취지의 인사 청탁을 했다고 특검팀에 자수한 인물이다.
검사 출신인 박 전 실장은 실제 목걸이 전달 약 3개월 뒤 당시 한덕수 국무총리의 비서실장으로 임명됐다.
박 전 실장도 이날 오후 2시 특검팀에 출석했다.
그는 "국무총리 비서실장 자리를 청탁했나", "임명 당시 이 회장의 청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알았나" 등 취재진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김 여사는 그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이들 장신구를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의혹'이 일었다.
당시 김 여사는 목걸이를 지인에게서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지난 5월 이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중앙지검에는 목걸이가 모조품이라는 취지의 진술서를 냈고 특검팀 조사에서도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주장했다.
특검팀이 이 주장의 신빙성을 의심하던 무렵 이 회장은 특검팀에 김 여사에게 목걸이 진품을 자신이 선물했고 2023년 말∼2024년 초 돌려받았다는 자수서와 함께 목걸이 진품 실물을 제출했다.
특검팀은 지난달 12일 열린 김 여사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가품과 이 회장이 제출한 진품을 모두 제시하며 '증거 인멸 정황'이라고 주장했고 이는 김 여사 구속의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됐다.
특검팀은 이날 이 회장과 박 전 실장에게 목걸이를 선물한 경위와 인사 청탁의 실현 여부 등을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10시 2022년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여사의 측근 격인 건진법사 전성배씨(구속)를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에 공천을 청탁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로 박창욱 경북도의원을 소환했다.
박 의원은 전씨가 2022년 3∼4월 사업가 김모 씨로부터 받은 청탁성 문자메시지에 언급된 인물 중 한명이다.
당시 김씨는 전씨에게 후보자 신분이던 박 의원과 박현국 봉화군수를 소개하며 공천 청탁을 시도했고, 선거 후에는 '덕분에 모두 당선됐다'는 취지의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young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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