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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외교관'으로 사명감 되새겨…정체성 확인한 소중한 여정"

연합뉴스입력
재외동포청 서포터즈 박민서 씨, 생생한 경험으로 글로벌 청년과 소통
재외동포청 제1기 서포터즈 박민서 씨[본인 제공]

(서울=연합뉴스) 박현수 기자 = "재외동포청 서포터즈는 단순한 대외활동이 아니라, 해외에 살면서도 한국과 깊이 연결될 수 있다는 정체성을 확인시켜준 소중한 경험입니다."

15년 넘게 해외에서 생활하며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 온 박민서(24) 씨는 2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재외동포청 제1기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작은 외교관'으로서의 사명감을 되새겼다고 말했다.

그는 고교 시절부터 독도와 위안부 문제, 한국 전통문화 알리기, 88서울올림픽, 두바이 동포사회 소개, 해외 취업 준비, 한국이민사박물관 등 우리 국민과 재외동포가 공감할 만한 주제의 콘텐츠를 직접 꾸준히 제작해 온 청년 활동가이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부모님을 따라 아랍에미리트로 건너간 그는 청소년기를 중동에서 보냈다. 고등학생 시절 한국을 알리고 싶어 친구들과 'Kloud'라는 동아리를 만들어 한국어를 가르치고, 독도의 날 행사를 직접 기획했다.

그는 인스타그램 팔로워 1천700여 명을 보유한 '디지털 독도 외교대사'이기도 하다. "독도와 한국을 주제로 한 포스트는 '도움'과 연결돼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요. 단순한 홍보가 아니라, 왜 중요하고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설명하죠."

뉴욕대 아부다비에서 학부 과정 때는 재외 청소년들을 위한 온라인 웹매거진 '위즈덤 아고라'(Wisdom Agora)를 공동 설립해 운영해왔다. 국제학교 출신 대학생들이 주축이 된 이 매체는 재외 청소년이 직접 쓴 글과 경험담을 공유하는 장이다.

그는 "한국 대학생과 해외 청소년을 멘토-멘티로 연결해 서로의 경험을 나누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며 이러한 그간의 다양한 경험이 재외동포로서 정체성을 확립하는 계기가 됐다고 했다.

"다양한 국적의 친구들과 교류하며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꼈죠. 비슷한 해외 청년들과 소통할 기회를 찾다가, 여러 기관의 서포터즈 활동을 알게 됐고, 지금까지 꾸준히 활동해오고 있어요."

특히, 2020년 대학 여름방학 때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상 '더 늦기 전에'(Later is too late)로 항일영상역사재단에서 금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영어 내레이션과 자막을 넣었는데, '내 목소리가 누군가에게 닿았다'는 사실이 가장 큰 성취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작 과정에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용기와 고통을 더 깊이 이해하게 됐고, 더 늦기 전에 우리의 목소리를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다시 한번 다질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한국이민사박물관에서 전시 자료를 살펴보는 박민서 씨[본인 제공]

그는 서포터즈로 활동하며 '정보+이야기'를 담는 제작 방식을 강조했다. 단순히 제도를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직접 겪은 경험담을 곁들여 더 풍부한 이야기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했다.

"아포스티유 발급처럼 처음엔 낯설고 복잡했던 과정을 실제 경험을 담아 영상으로 제작했는데, 비슷한 상황의 분들에게 작은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었어요."

많은 콘텐츠 중에서도 그가 가장 보람을 느낀 것은 서포터즈 활동 중 제작한 한국이민사박물관 방문 영상이다. "단순한 소개를 넘어 저의 경험을 녹여냈는데, 이를 본 분이 '학생들과 꼭 함께 방문하고 싶다'고 하셨을 때 큰 보람을 느꼈어요."

현재 에라스무스 문두스 교육개발 석사과정 중인 그는 워킹홀리데이와 유학 과정에서도 재외동포 관련 콘텐츠 제작을 이어갈 계획이다. 그는 앞으로 박사 과정에 진학해 한국과 연관된 교육 현안을 연구하고, 국제 교육 발전에 기여하는 연구를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phyeonso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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