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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계엄해제 방해' 추경호 자택·의원실 등 전방위 압수수색(종합2보)

연합뉴스입력
국힘 원내대표실·조지연 의원실 등 포함…계엄 당일 의총 장소 잇단 변경 의혹 尹·한덕수 등과 연쇄통화 기록도…秋 "대통령실 지시·표결 방해 없었다" 부인
추경호 의원(서울=연합뉴스) 류영석 기자 =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이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5.8.21 ondol@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재현 권희원 이밝음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일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섰다.

법조계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날 오전부터 추 전 원내대표의 서울·대구 자택과 지역구 사무실, 의원실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추 전 원내대표를 수행한 당 사무처 직원의 휴대전화도 압수수색해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작년 12월 3일 비상계엄 선포 이후 추 전 원내대표 등이 윤석열 전 대통령 측의 요청을 받고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 차례 변경하는 방식으로 다른 의원들의 계엄 해제 표결 참여를 방해했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계엄 선포 직후 추 전 원내대표는 비상 의원총회를 소집하면서 장소를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변경했다. 이후 소집 장소를 다시 국회로 공지했다가 여의도 당사로 또 한 번 변경했다.

이로 인해 다수의 국민의힘 의원은 당시 계엄 해제 의결에 참석하지 못했고, 국회의 해제 요구 결의안은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90명이 참여하지 않은 상태에서 재석 190명·찬성 190명으로 가결됐다.

박지영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압수수색의 피의자는 추경호 의원 한명"이라며 "압수수색영장이 발부될 만큼의 조사와 소명은 이뤄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선포 직후 윤 전 대통령 등과 통화한 내역도 확보해 수사 중이다.

당시 차를 이용해 자택에서 국회로 이동 중이던 추 전 원내대표는 홍철호 전 정무수석과 한덕수 전 국무총리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통화했고, 이후 윤 전 대통령과도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가 이들과 통화하면서 계엄 상황에서 여당 차원의 '역할'을 요구받은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박 특검보는 "한 전 총리와 추 의원의 통화에서 어떤 대화를 했는지에 대한 조사는 이뤄졌다"면서도 "사실관계에 대한 확정이 필요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당시 추 전 원내대표의 동선을 파악하고 이를 재구성해 장소 변경과 이동, 외부 연락 과정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규명할 방침이다. 수행 직원을 통해서도 추 전 원내대표의 행적을 추적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압수수색 대상에는 국민의힘 원내대표실과 조지연 의원실도 포함됐다.

원내부대표단 중 한 명이기도 한 조 의원은 계엄 해제 표결 당시 추 전 원내대표와 함께 원내대표실에 머물렀다.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계엄 당일 통화한 사실도 파악됐다.

추경호 의원실 앞 취재진(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계엄 해제 방해 의혹'과 관련해 추경호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겨냥한 강제수사에 나선 2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내 추 의원실 앞에서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다. 2025.9.2 pdj6635@yna.co.kr

추 전 원내대표 측은 계엄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고 윤 전 대통령과 표결 방해를 논의하지도 않았다는 입장이다.

윤 전 대통령이 표결 방해를 지시했다면 의원들이 국회에 모이지 않도록 해야 했지만 통화 이후 소집 장소를 다시 국회로 변경한 점 등을 근거로 들고 있다.

의총 장소 변경에 대해선 당초 의원들에게 국회로 모이라고 공지했으나 당시 당 대표실에서 최고위원회의를 당사에서 열기로 해 엇박자가 생겼고, 여기에 국회 출입 통제가 더해져 불가피했다고 설명한다.

앞서 특검팀은 이와 관련해 지난달 21일 국회 사무처를 압수수색해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확보한 바 있다.

특검팀은 확보한 자료를 검토한 뒤 추 전 원내대표를 불러 관련 의혹을 조사할 방침이다.

특검팀은 또 이날 오후 2시에는 조국혁신당 서왕진 의원을, 오는 4일에는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을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내란특검 브리핑(서울=연합뉴스) 윤동진 기자 = 박지영 내란특검보가 19일 오후 특검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서초구 고등검찰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8.29 mon@yna.co.kr

특검팀은 사무처 직원의 변호인이 오지 않은 상태에서 압수수색을 한 것이 불법이라는 야당 측 주장에 대해 "형사소송법상 피의자가 압수수색에 참여하는 경우에는 변호인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며 "포렌식 과정에서는 변호인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보장할 예정"이라고 반박했다.

야당을 겨냥한 과도한 수사를 벌이고 있다는 비판에는 "진상 규명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에서 압수수색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trau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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