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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사태급 가뭄' 강릉에 당분간 큰비 없어…내일 5㎜ '찔끔'

연합뉴스입력
9월 첫날 전국에 많은 비 예보됐지만…강원동해안은 '5㎜ 안팎' "강릉 물 공급 오봉저수지 저수율, 4주 내 10% 아래로 하락 전망"
'최악 가뭄'에 물통 들고 모인 강릉시민들(강릉=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지난 30일 강원 강릉시 대관령샘터에서 시민들이 물통에 식수를 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운영하는 대관령샘터는 대관령 지하 암반수를 취수해 수처리 과정을 거쳐 시민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뭄으로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지난 30일 기준 15.3%(평년 72%)로 뚝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8.31 taetae@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9월 첫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겠지만 비가 필요한 강원 동해안에는 5㎜ 안팎의 적은 비만 올 것으로 예상됐다.

강원영동은 최소 9월 10일까지 비소식이 없다.

'최악 가뭄'에 물통 들고 모인 강릉시민들(강릉=연합뉴스) 강태현 기자 = 지난 30일 강원 강릉시 대관령샘터에서 시민들이 물통에 식수를 받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에서 운영하는 대관령샘터는 대관령 지하 암반수를 취수해 수처리 과정을 거쳐 시민에게 식수를 제공하고 있다. 농촌용수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가뭄으로 강릉지역 87%의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상수원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지난 30일 기준 15.3%(평년 72%)로 뚝 떨어져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25.8.31 taetae@yna.co.kr

◇ 당분간 비 소식 없는 강원영동…가뭄 심화할 듯

가뭄이 극심한 강원 동해안은 9월 1일 낮에 5㎜ 안팎 비가 오고 말 것으로 보인다.

다른 지역엔 제법 많은 비가 내리겠지만 비구름대가 태백산맥 서쪽에 많은 비를 뿌린 뒤 약화해 동쪽으로 넘어오면서 산맥 동쪽은 강수량이 적겠다.

통상 영동 쪽은 동해 북부 해상에 자리한 고기압에서 동풍이 불 때 많은 비가 내리는데 이런 모습이 나타나길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31일부터 9월 3일까지 3시간 간격 예상 강수 분포도.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기상청 최신 중기예보를 보면 강원영동에 최소 9월 10일까지 비 예보가 없다.

9월 5일 오후부터 6일까지 수도권과 강원영서에 비가 내리겠지만 강원영동 등 나머지 지역은 흐리기만 할 가능성이 높다.

기상청은 28일 발표한 기상가뭄 1개월 전망에서 10월 5일 기준으로도 강원영동 일부에 '보통' 수준의 기상가뭄이 발생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가뭄은 이전 6개월 누적강수량을 토대로 산출하는 '표준강수지수'가 -1 이하인 상태를 말한다. 지역별로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강수량이 평년 대비 65% 이하면 표준강수지수가 -1 이하로 떨어진다.

강원영동은 올해 들어 이달 29일까지 내린 비가 477.5㎜로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960.1㎜)의 절반에 못 미친다. 강릉은 누적 강수량이 404.2㎜로 평년(944.7㎜)의 40% 수준에 불과하다.

강릉시 물 공급 87%를 담당하는 오봉저수지 저수율은 현재 14.9%로 예년 이맘때 저수율(71.7%) 4분의 1 수준이다. 물 공급 하한선인 '사수위'까지 수위가 불과 8m 정도만 남았다.

정부는 제한급수 등 대책이 시행됨에 따라 가변적이긴 하지만, 비가 내리지 않을 경우 4주 내 오봉저수지 저수율이 9.7%까지 떨어지며 10% 아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한다.

강원 삼척시·정선군·태백시 등의 5만5천명에게 물을 공급하는 광동댐도 곧 가뭄에 들어설 전망이다.

정부는 27일 발표한 '주간 생활·공업용수 가뭄 현황 및 전망'에서 광동댐 가뭄단계가 '관심'에 들어선 뒤 곧 '주의'로 격상될 것으로 전망했다.

광동댐 유역엔 홍수기가 시작한 6월 21일부터 이달 27일까지 예년 같은 기간 강수량(548.7㎜)의 30% 수준인 166.0㎜ 비만 내렸다.

다만 가뭄이 동해안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전국 34개 다목적·용수댐 가운데 안동댐과 임하댐 가뭄단계가 '관심'이다.

안동댐과 임하댐 가뭄단계는 곧 '주의'로 상향될 전망이며 특히 수도권에 물을 공급하는 소양강댐과 충주댐도 가뭄단계가 '관심'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달 27일 기준 전국 올해 누적 강수량도 평년 강수량(1천20.7㎜)의 86% 수준(876.2㎜)으로 적다.

최근 2달만 보면 강수량이 426.0㎜로 평년 치(569.9㎜) 75%에 그친다. 이는 기상관측망이 전국에 확충된 1973년 이후 53년 중 같은 기간 강수량으로는 10번째로 적다.

31일부터 9월 3일까지 3시간 간격 예상 강수 분포도. [기상청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강원 동해안 이외 지역엔 최대 100㎜ 이상 호우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우선 8월 마지막 날인 31일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유입되는 고온다습한 공기가 모이는 지역을 중심으로 소나기가 오겠다.

수도권과 강원내륙·산지, 충청에 오후(강원내륙과 충북 일부는 저녁)까지 5∼60㎜(강원은 5∼40㎜) 정도 소나기가 올 때가 있겠다.

고온다습한 남서풍은 제주와 남해안에 비도 내리고 있다.

이 비는 오전 중 남해안 외 남부지방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본격적인 강수는 밤부터 시작하겠다.

현재 중국 산둥반도에서 북한까지 정체전선이 형성된 상태다.

밤부터 북서쪽에서 기압골이 다가오면서, 북서쪽에서 차고 건조한 공기 남하해 북한 쪽 정체전선에 저기압과 띠 모양 비구름대를 만들겠다.

정체전선상 발달한 저기압은 북한 쪽에 중심을 두고 동쪽으로 이동하겠지만, 저기압 뒤쪽으로 부는 북서풍이 비구름대를 남하시키면서 우리나라 대부분에 비를 내리겠다.

이날 밤 수도권·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에 비가 오기 시작해 9월 1일엔 대부분 지역에 비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중부지방은 1일 밤 비가 멎겠으나 강원내륙·강원산지·남부지방은 2일 새벽, 제주는 2일 낮까지 비가 이어지겠다.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서해5도·강원내륙·강원산지·충청·경남권 30∼80㎜(부산·울산·경남남해안과 경남동부내륙 최대 100㎜ 이상), 제주 20∼80㎜(산지 최대 100㎜ 이상), 호남 10∼60㎜(전남동부 최대 80㎜ 이상), 대구·경북·울릉도·독도 5∼60㎜이다.

jylee24@yna.co.kr

(끝)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인근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비를 피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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