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상원, 마약카르텔 美군사개입 놓고 설전 끝 난투극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멕시코의 유명 정치인들이 마약 카르텔에 대한 미국의 군사 개입 문제를 놓고 의회에서 설전을 벌이다 난투극까지 벌였다.
28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전날 멕시코 상원 의회는 회기가 종료되는 시점에 여야 의원들이 충돌하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충돌은 야당 제도혁명당(PRI) 소속 상원의원 알레한드로 알리토 모레노가 집권당 국가재생운동(모레나) 소속 헤라르도 페르난데스 노로냐 상원의원의 팔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현장 영상을 보면 모레노 의원은 반복적으로 "내가 발언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고, 노로냐 의장은 "나에게 손대지 말라"면서 벗어나려고 했다.
그러나 모레노 의원은 다시 노로냐 의장을 잡았고 두 사람은 서로를 붙잡고 밀치기 시작했다. 모레노 의원은 노로냐 의장의 목을 때렸고, 싸움에 끼어든 노로냐 의장의 보좌관을 바닥에 넘어뜨리기도 했다.
노로냐 의장이 연단에서 내려오려고 하자 야당의 다른 의원들도 가세해 노로냐 의장에게 주먹을 휘둘렀다.
노로냐 의장은 사건 후 기자회견에서 "(모레노가) 나를 자극하고 건드리고 잡아당기기 시작했다"면서 "그는 내 팔을 때리면서 '당신을 때려 부술 거야, 죽여버릴 거야"라고 말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반대로 모레노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노로냐가 선을 넘었을 때 그는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았다"며 "나는 멕시코를 수호하고 멕시코가 마땅히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기 위해 항상 기개를 가지고 두려움 없이 정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원들 간의 주먹다짐은 여당인 모레나 당과 그 동맹세력이 의회 토론에서 야당인 제도혁명당과 국민행동당(PAN)을 겨냥해 '미국에 멕시코에 대한 군사 개입을 요청했다'고 몰아붙인 이후에 벌어졌다.
두 야당은 군사 개입 요청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이번 주 초 국민행동당 소속의 한 상원의원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멕시코 카르텔과 싸우기 위한 미국의 지원은 절대적으로 환영할만하다"고 말한 적이 있다.
모레노 의원은 엑스(X)에 올린 성명에서 "여당이 야당을 침묵시키기 위해 마지막 순간에 회의 순서를 바꿨다"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남미 마약 카르텔 소탕을 위해 현지에 군 투입을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후, 이 문제는 멕시코에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은 자국 내 미군 활동을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이미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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