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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바다 건너서~" 끝내 울려 퍼지지 않았다…한국계 교토국제고, 여름 고시엔 2연패 도전→4강 진출 좌절
엑스포츠뉴스입력

재일 한국계 민족학교 교토국제고의 '여름 고시엔(甲子園)' 연속 우승이 무산됐다.
지난해 여름 고시엔 우승팀인 교토국제고는 19일 오전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고시엔 야구장에서 열린 고시엔 8강전에서 야마나시현 대표 야마나시가쿠인고에 4-11로 패하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교토국제고는 1회초 1사 2, 3루에서 3루 땅볼로 선취점을 뽑았으나 에이스 니시무라 잇키가 야마나시가쿠인고 4번타자 요코야마 유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하며 흐름이 바뀌었다. 이어 무사 만루 위기에서 3루수의 홈 송구 실책과 니시무라의 폭투가 겹쳐 단숨에 5실점을 내주며 역전당했다.
5회말에는 투수 고모다 하루키에게 1사 만루에서 주자를 모두 쓸어담는 3루타를 허용해 점수가 1-8까지 벌어졌다. 6회말에도 1점을 추가로 내준 뒤, 니시무라는 마운드를 내려갔다. 그는 6회까지 131구를 던지며 9실점으로 무너졌다. 교토국제고는 8회초 1점, 9회초 2점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경기 후 니시무라는 "작년 선배들의 성과를 따라잡고, 2연패를 이루겠다는 마음으로 돌아왔는데 결국 내가 맞아 패하고 말았다. 끝까지 다 성장하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고 여름 고시엔에서 처음 맛본 패배를 곱씹었다.
니시무라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이노마타 류가는 "니시무라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상대 타선이 정말 대단했다. (주무기인) 체인지업도 지금까지와는 달리 타자들의 반응이 확실히 달랐다. 끝까지 눈으로 잘 따라오더라. 그래서 직구로 승부했는데, 오히려 공략을 당하면서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고 돌아봤다.

한국계 학교인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들이 민족 교육을 위해 자발적으로 돈을 모아 1947년 설립한 교토조선중학교가 전신이다. 1958년 한국 정부의 인가를 받았고, 2003년 일본 정부의 정식 학교 인가를 받아 교토국제고로 이름을 바꿨다.
교토국제고는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에 진출한 이후 2023년을 제외하고 매년 전국대회에 출전했으며, 작년에는 처음으로 우승했다. 학교 규모가 작고 야구부 역사도 20여 년에 불과한 교토국제고의 우승은 기적으로 평가됐다.
교토국제고 교가 가사는 한국어이며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로 시작된다. 이번 대회에서도 교토국제고 학생들이 한국어 교가를 부르는 모습이 NHK를 통해 일본 전역에 중계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