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최근 행정적 강등 조치가 내려진 프랑스의 명문 구단 올랭피크 리옹이 위기를 막을 인물로 한국계 미국인 스포츠 행정가 출신 미셸 강을 새로운 회장으로 선임했다.
성공한 사업가로서 2022년 미국 여자 프로축구 내셔널 위민스 사커 리그(NWSL) 워싱턴 스피릿 구단주가 되면서 이름을 알린 미셸 강은 지난 2023년 미국 스포츠 매체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가 선정한 파워리스트 스포츠 부문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50인에 선정되는 등 스포츠계에서 인정받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리옹 여자팀을 인수한 이후 구단 운영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여준 미셸 강은 벼랑 끝까지 몰린 리옹을 구할 적임자로서 리옹의 회장직을 맡게 됐다.
리옹은 3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채널을 통해 "올랭피크 리옹은 금일 임원진 개편을 확장해 미셸 강을 '이글 풋볼 그룹'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이자 올랭피크 리옹 CEO로 임명했고, 미하엘 게를링어를 올랭피크 리옹의 단장으로 임명했다는 소식을 전한다"고 발표했다.

미셸 강 신임 회장의 최우선 과제는 강등 위기에 처한 리옹을 구해내는 것이다.
5억 510만 유로(약 8015억원)의 부채를 갖고 있었던 리옹은 지난해 프랑스 국가재정관리감독기구(DNCG)로부터 재정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강등될 수 있다는 '잠정 강등' 처분을 받았고, 최근 진행된 감사에서 행정적 강등 조치를 받은 상태다.
리옹의 전 구단주였던 존 텍스터가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팀의 주축 선수였던 라얀 셰르키를 맨체스터 시티에 판매하고,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의 지분 매각과 주주들의 지분 출자 등 여러 방법을 동원했지만 DNCG은 리옹이 재정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1989-90시즌 이후 36년 만에 2부리그로 강등될 위기에 처한 리옹은 DNCG의 결정에 대해 항소를 준비하면서 신임 회장인 미셸 강을 선두에 세워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미셸 강의 한국 이름은 강용미로, 한국에서 태어난 그녀는 서강대학교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뒤 미국에서 기업인이자 사업가로 큰 성공을 거뒀다. 2022년 여자축구 사업에 뛰어든 그녀는 2024년 리옹 여성팀 최대 주주이자 리옹의 3대 주주가 되면서 축구계에서 입지를 다졌다.
미셸 강은 리옹 구단을 통해 "리옹은 중요한 순간에 접어들고 있다. 구단을 이글 풋볼 그룹의 일원으로 만든 존(텍스터)의 헌신과 비전에 감사드린다"며 "DNCG 프로세스와 그 이후를 통해 클럽을 지원하는 데 집중하면서 미하엘, 그리고 리옹 경영진 및 이사회와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구단은 미셸 강에 대해 "2023년부터 올랭피크 리옹 이사회에서 활동했던 미셸 강이 구단의 회장 겸 사장으로 임명됐다. 그녀는 클럽 경영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역할을 맡을 예정이며, 특히 DNCG에 대한 항소 절차를 주도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카타르 투자청(QSI)을 등에 업은 프랑스 최고의 부호 구단 파리 생제르맹(PSG)도 리옹을 돕기로 결정하면서 리옹의 노력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PSG의 구단주인 나세르 알 켈라이피 회장은 전 리옹 구단주 텍스터와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으나, 최근 마음을 바꿔 리옹을 지원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 인포', 'RMC 스포츠' 등 복수의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지난 2023년 리옹으로부터 브래들리 바르콜라를 영입한 PSG는 당초 리옹에 몇 시즌에 걸쳐 이적료를 납부할 계획이었으나, 최근 리옹의 상황을 인지한 뒤 잔여 이적료를 일시불로 지불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축구 소식을 전하는 '겟 풋볼 뉴스 프랑스'는 이 소식을 다루면서 "이는 다음 시즌 프랑스 리그1(리그앙)에 참가하기 위한 허가를 받기 위해 당국을 설득하려는 리옹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사진=올랭피크 리옹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