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유희은 기자) 매년 여름, 스팀의 시즌 할인은 단순한 할인 행사를 넘어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잡았다.
주요 게임들이 파격적인 가격에 등장하며, 출시 시기를 놓친 작품이나 장기 플레이를 고려했던 타이틀에 다시금 관심이 집중된다. 2025년 여름 세일은 6월 26일부터 7월 10일까지 진행되며, 메이저 IP는 물론 인디 씬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게임까지 고르게 포함됐다.
단순히 할인 폭만을 앞세운 라인업이 아니라는 점도 눈에 띈다.
게임성 측면에서 이미 검증을 마친 수작들과 함께 비교적 가볍게 접근할 수 있는 타이틀들도 다수 포함됐다. 가격 인하의 유혹을 넘어 실제로 플레이해볼 만한 가치를 지닌 게임들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는 것도 세일 시즌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완성도와 화제성, 콘텐츠 밀도는 물론 짧은 시간에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타이틀들까지 폭넓게 아우르며,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7가지 게임을 중심으로 각 타이틀의 특징과 구조, 게임으로서의 재미를 정리했다.
■ 발더스 게이트 3
라리안 스튜디오의 '발더스 게이트 3'는 클래식 RPG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던전 앤 드래곤(D&D) 5판 규칙에 기반한 깊이 있는 전략 전투와 자유로운 선택지를 통해 플레이어가 이야기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점이 매력이다. 특히 캐릭터와의 상호작용과 다양한 분기점은 높은 몰입도를 제공한다.
초기 출시 직후에는 다양한 버그와 밸런스 이슈로 비판을 받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후 수 차례에 걸친 대규모 패치를 통해 안정성과 완성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 특히 크로스 세이브 기능이 정식 지원되면서 콘솔과 PC 간 플레이 전환이 매끄럽게 가능해졌고, 이로 인해 다양한 환경에서의 접근성이 개선됐다. 방대한 세계관과 수십 시간에 달하는 콘텐츠의 밀도를 고려하면, 그 자체로 RPG 팬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경험을 제공한다.
■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
코지마 히데오 감독의 독특한 세계관을 가진 '데스 스트랜딩 디렉터스 컷'은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에서 배달부 역할을 수행하며 무너진 사회를 다시 연결하는 내용을 다룬다. 추가 콘텐츠와 업그레이드된 그래픽, 개선된 인터페이스를 통해 원작보다 한층 더 완성된 게임 경험을 선사한다.
게임 전반의 템포가 느린 편이기 때문에 빠르고 직관적인 액션을 선호하는 유저들에게는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구조는 오히려 서사와 분위기에 집중하게 하며, 깊이 있는 스토리와 감정선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다.
영화적인 연출과 묵직한 메시지는 단순한 액션 게임과는 다른 무게감을 주며, 플레이어에게 독특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할인은 기존에 진입을 망설였던 유저들에게도 접근성을 낮춰주는 요소다. 독창적인 구조와 실험적인 게임 디자인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게임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따라가다 보면 일반적인 액션 게임과는 전혀 다른 서사적 경험을 제공한다.
■ 호그와트 레거시
해리 포터 세계관을 충실히 재현한 '호그와트 레거시'는 오픈월드 액션 RPG로, 마법학교 학생이 되어 마법을 배우고 탐험하며 자신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게임이다. 특히 마법 구현과 세계 탐험의 자유도가 높아 해리 포터 팬들에게 매우 큰 인기를 끌었다.
퀘스트 구조가 다소 단조롭고, 일부 콘텐츠는 깊이나 다양성 면에서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해리 포터 세계관을 충실히 구현한 그래픽과 사운드 디자인, 탐험을 유도하는 오픈월드 구성은 팬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다가간다. 핵심 콘텐츠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며, 특히 비주얼과 세계관 몰입에 중점을 둔 유저라면 플레이할 가치는 충분하다.
■ 태번 마스터
'태번 마스터'는 판타지 세계의 선술집을 경영하는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음식과 음료 제조부터 손님 응대, 직원 관리까지 다양한 요소를 통해 직접 가게를 운영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다.
게임 구조가 단순하다는 점에서 반복 플레이에 대한 피로도가 생길 수 있지만, 사용자 인터페이스와 시스템 설계는 비교적 직관적이고 접근성이 높다.
플레이어는 요리 개발, 인테리어 변경, 테마 업그레이드 등 다양한 선택지를 통해 선술집을 자신의 취향에 맞게 운영할 수 있다.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와 시즌별 이벤트는 이러한 단조로움을 어느 정도 상쇄하는 장치로 기능하며, 커뮤니티 내에서도 신규 아이디어나 플레이 방식이 꾸준히 공유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보면, 깊은 몰입보다는 가벼운 일상형 게임플레이를 원하는 유저층에게 꾸준한 수요가 있는 타이틀이다.
■ 하우스 플리퍼
'하우스 플리퍼'는 낡은 주택을 구입해 직접 수리하고 인테리어를 꾸며 다시 판매하는 신선한 컨셉의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벽지 바르기, 바닥 수리, 가구 배치 등 실제 리모델링 과정이 세세하게 구현돼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를 제공한다.
그래픽 품질이 다소 떨어지고 반복 작업이 많다는 평가가 있지만, 힐링과 휴식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창의성과 반복 작업의 밸런스를 잘 맞추면 높은 만족감을 얻을 수 있으며, 리모델링 장르에 관심 있는 이들에게는 지금도 의미 있는 선택지다.
■ 산나비
'산나비'는 국산 인디 개발사 원더포션이 만든 액션 플랫포머 게임으로, 디스토피아적 사이버펑크 도시를 배경으로 한다. 주인공은 의수를 이용해 벽을 타고 이동하며, 빠른 템포의 전투와 정확한 타이밍이 요구되는 플랫폼 구간을 넘나들며 진행된다. 전투와 이동 시스템이 매끄럽게 연동되어 있어 플레이 흐름이 끊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스토리는 과거를 쫓는 주인공이 거대 기업과 부패한 체제에 맞서 싸우는 복수극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사이버펑크 세계관을 픽셀 아트로 감각적으로 풀어냈으며, 감정을 건드리는 대사와 연출이 돋보인다. 게임성과 서사, 비주얼을 고르게 갖춘 국산 인디 게임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출시 이후 스팀 유저 리뷰에서도 '매우 긍정적' 평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높은 난이도와 조작 정밀도를 요구하는 액션 플랫포머 장르지만, 이에 걸맞은 설계와 손맛으로 숙련된 플레이어에게 깊은 만족감을 제공한다. 빠른 템포의 이동과 전투가 매끄럽게 연결되는 구조 덕분에 몰입감도 뛰어나다. 인디 게임으로서는 드물게 완성도 높은 전투 흐름과 서사적 연계가 잘 어우러진 사례로, 지금도 국산 타이틀 중 손에 꼽히는 평가를 받고 있다.
■ 테라리아
'테라리아'는 횡스크롤 샌드박스 게임으로, 채굴, 건설, 전투, 탐험 등 다양한 활동을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선택하며 진행할 수 있는 높은 자유도를 갖춘 작품이다. 간단한 조작 방식에도 불구하고, 보스 레이드, 자동화 시스템, 장비 파밍 등 점차 확장되는 게임 구조 덕분에 깊이 있는 플레이가 가능하다. 출시 이후 10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정기 업데이트와 커뮤니티 기반의 활발한 모드 지원 역시 이 게임을 지금까지 살아 있게 만든 원동력 중 하나다.
그래픽은 픽셀 기반으로 단순한 편이지만, 이 같은 비주얼 스타일은 오히려 게임의 핵심인 시스템 중심 설계와 잘 어울린다. 보스 레이드, 건축, 탐험, 장비 파밍 등 수많은 콘텐츠가 정교하게 맞물려 있으며, 특히 다인 협동 플레이 환경에서는 플레이어 간 역할 분담과 전략 수립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한다. 지속적인 패치와 대규모 콘텐츠 확장, 그리고 워크숍을 통한 모드 지원 덕분에 지금도 스팀 커뮤니티는 활발히 유지되고 있다. 단순히 오래된 명작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콘텐츠가 쌓여가고 있는 살아 있는 게임이다.
사진 = 스팀
유희은 기자 yooheeki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