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KIA 타이거즈 '스마일 가이' 윤영철이 23일 만에 승리의 기쁨을 맛봤다.
윤영철은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시즌 8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1사사구 4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를 펼치면서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지난 6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에서 첫 승을 올린 뒤 23일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이날 윤영철은 78구를 던졌다. 구종별로는 직구(32개)가 가장 많았으며, 체인지업(16개), 슬라이더(15개), 커브(9개), 커터(6개)가 그 뒤를 이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2km/h를 나타냈다.

윤영철은 1회말과 2회말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면서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3회말 최원영의 안타, 박해민의 희생번트 이후 1사 2루에서 신민재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줬다. 후속타자 김현수에게도 안타를 맞으면서 1사 1, 2루에 몰렸다.
윤영철은 LG의 핵심 타자들을 상대로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갔다. 오스틴 딘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고, 2사 1, 2루에서 문보경과 10구 승부 끝에 2루수 땅볼을 잡아냈다.
윤영철은 추가 실점하지 않았다. 4회말에 이어 5회말을 실점 없이 매듭지었다. 여기에 경기 초반 잠잠하던 타선이 LG 선발 요니 치리노스를 상대로 6회초에만 대거 6점을 뽑으면서 윤영철에게 승리 요건을 안겼다.
KIA 타선은 8회초와 9회초에 각각 3점씩 추가하면서 멀찌감치 달아났고, 12-2 KIA의 대승으로 경기가 종료됐다. 이범호 KIA 감독은 "윤영철이 5이닝을 단 1실점으로 막아내면서 호투를 해줬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윤영철은 "상대 팀의 외국인 에이스와 맞붙었는데, 어렵게 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최대한 점수를 적게 주면서 이닝을 빨리 끝내자고 생각했는데, 그게 잘 이뤄지면서 이길 수 있지 않았나 싶다"고 밝혔다.
투구수만 놓고 보면 윤영철은 6회말에도 투구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윤영철은 "(6회초에) 1득점이 나오니까 코치님이 '그만 던지자'고 말씀하셨다"며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상)은 계속 남는 것이니까 (6이닝을) 채우고 싶었는데, 아직 기복이 있기도 했고, 감독님과 코치님께 좀 더 믿음을 줄 수 있도록 잘 던져야 이런 상황이 또 왔을 때 날 믿고 올리시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이날 자신의 경기 내용을 통틀어 가장 중요했던 순간은 3회말 2사 1, 2루였다는 게 윤영철의 이야기다. 윤영철은 "다음 타자였던 문성주 선수가 타격감이 좋으니까 여기서 빨리 끊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땅볼로 막은 뒤 '됐다'라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윤영철은 시즌 초반 세 차례의 선발 등판에서 모두 3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교체됐다. 2군에 다녀오기도 했다. 힘든 시간이 계속 이어졌다. 윤영철의 3~4월 성적은 3경기 5⅔이닝 3패 평균자책점 15.88이었다.
윤영철은 5월 중순 이후 조금씩 안정감을 찾았다. 5월 한 달간 4경기 18⅓이닝 2패 평균자책점 3.93의 성적을 올렸고, 6월에는 5경기 24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4.13을 마크했다.
윤영철은 "그냥 똑같은 느낌으로 던진다. 안 좋을 때는 이것저것 해보는데, 그때마다 코치님이 옆에서 많이 도와주신다. 형들이나 트레이닝 코치님들도 도와주셔서 푀대한 편한 방향으로 가려고 하는데, 6월 들어 그게 잘 이뤄지지 않았나 싶다"고 얘기했다.

윤영철이 제 몫을 해주면서 팀 분위기도 살아났다. KIA는 24경기 15승 7패 2무(0.682)로 6월 일정을 마감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월간 승률을 기록했다.
윤영철은 "팀에 부상 선수가 많아서 2군에 있던 형들이 많이 올라왔는데, 플레이를 하는 걸 보면 자신감도 보인다. 그러면서 팀 분위기도 더 올라온 것 같다. 안정적인 것 같다"며 "내가 엄청 크게 기여한 것 같진 않고, 그냥 로테이션을 계속 꾸준히 돌면서 5이닝이라고 채우려고 생각했다. 매 이닝 마지막 이닝이라고 생각하고 던지는데, 적은 실점을 기록하면서 이닝을 채운 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수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가 휴식 차원에서 엔트리에서 말소되면서 국내 투수들의 책임감이 더 커졌다. 윤영철은 "외국인 투수들 두 명 다 잘하고 있고, (양)현종 선배와 (김)도현이 형도 너무 잘해주고 있다. 이제 나만 잘하면 안정적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싶다"며 "내가 나온 경기에서 최대한 많이 이기는 게 목표"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김한준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