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어' 압구정2, 빈틈 노리는 HDC현산·방어하는 현대
강남 재장악 노리는 GS…대우, 개포우성7차로 1위 탈환 시도
강남 재장악 노리는 GS…대우, 개포우성7차로 1위 탈환 시도

(서울=연합뉴스) 오예진 기자 = 서울 '한강벨트'를 놓고 건설사들이 펼치는 대규모 수주전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다.
대형 건설사들을 중심으로 치열한 '왕좌의 게임'이 펼쳐질 전망인 가운데, 중심가에서 다져온 입지를 지키려는 건설사와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압구정, 성동, 여의도 등으로 빠르게 진군하는 건설사 간 치열한 승부의 결과가 주목된다.
◇ '대어' 압구정2, 빈틈 노리는 HDC현산·방어하는 현대…입찰 '주목'
3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주목되는 전장은 서울 부촌의 대명사이자 강남의 '노른자 땅'인 압구정 2구역이다.
압구정동 434번지 일원에 14개 동, 지하 5층∼지상 최고 65층, 2천571가구 규모 아파트를 짓는 사업이다.
공사비는 약 2조7천488억원으로, 올해 초 시공사를 선정한 한남4구역 공사비(약 1조6천억원)보다도 1조1천억원 이상 많다.
재건축 대상인 1∼6구역 중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르기도 하지만, 앞으로 나올 재건축 '최대어' 3구역 수주에도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는 사업지여서 현재 가장 관심을 받는다.
당초 업계 1위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하 삼성물산)이 2위인 현대건설과의 대결을 예고했지만, 최근 참여 의사를 거뒀다.
조합 측 입찰 조건으로는 삼성물산의 시공 계획을 제대로 실행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시장에서는 현대아파트에서부터 이어진 '현대'에 대한 기존 주민들의 선호도가 워낙 강한 탓에 조기 '표심 장악'에서 밀렸다는 이야기도 흘러나온다.
이대로라면 현대건설의 단독 입찰이 유력한 상황이지만, 현대건설도 마냥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물산이 떠난 빈틈을 HDC현대산업개발이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1980년대 압구정동 현대아파트(4∼14차)를 건설한 압구정 '터줏대감' 건설사 격이다.
지난 2022년 6명이 숨진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신축 현장 붕괴 사고로 한동안 시장의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서울원 아이파크의 성공적 공급과 용산정비창 전면 1구역 수주에 힘입어 강남권 재진입을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로서도 압구정 3구역 수주의 전초전이라 불린 한남4구역에서 패했기 때문에 2구역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입장이다. 이 때문에 2구역 입찰을 앞두고 '압구정 현대' 등 4건의 상표권을 출원하고 현대고 인근의 교육부지 조성 계획을 밝히는 등 이례적 방법까지 동원하며 조바심을 내는 모양새다.

◇ 강남 재장악 노리는 GS…대우는 개포우성7차로 1위 탈환 시도
압구정과 한강을 놓고 마주 보는 성동구 성수전략정비구역 1∼4지구 재개발 사업도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성수동은 강남권과 함께 집값이 상승세를 타고 있는 데에다 사업 규모나 사업성 면에서 강남권 못지않은 매력을 갖췄다.
사업지는 성수동1가 72-10일대로, 4개 지구에 총 55개 동, 9천428가구 규모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선다.
그 중 사업 규모가 가장 큰 1지구에는 GS건설, 현대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의 3파전에 예고됐다.
특히 GS건설은 방배13구역, 신반포4지구 등 한때 강남에서 활발히 수주를 이어갔지만 인천 검단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 등을 겪으며 최근에는 강남권 수주 실적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성수1지구 수주가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상황이다.
최근 부상하는 사업지인 여의도에서는 다음 달 시공사 입찰 공고를 내는 대교아파트를 두고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의 맞대결 가능성이 높다.
한편, 지난 2022년 최고급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했으나 최근 '래미안'(삼성물산)이나 '아크로'(DL이앤씨) 등에 상대적으로 밀린 대우건설은 강남권 재진입의 발판이 될 강남 개포우성7차 수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경쟁 상대인 삼성물산을 꺾고자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0.00%'과 같은 파격 조건과 함께 "역대급 사업 조건은 김보현 사장의 의지"라는 점을 강조하는 등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삼성물산 역시 글로벌 디자인 그룹과 손잡고 약 9천917.4㎡ 규모 중앙광장 조성 등의 조건을 세워 격전을 예고했다.
주요 사업장 중에는 현재까지 개포우성7차(8월 23일)와 압구정2구역(9월 27일)의 시공사 선정일이 확정됐다.
이들 사업지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다음 수주전의 흐름도 결정될 전망이어서 그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사마다 더 큰 사업을 따내려면 전략적으로 반드시 수주해야 하는 사업지들이 있기 때문에 이런 곳에서는 사활을 걸다시피 한 싸움이 펼쳐질 것"이라고 밝혔다.

ohye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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