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오는 7월 한국에서 열리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기간 동안 중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감독이 거의 굳어진 모양새다.
중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을 이끌었던 데얀 주르예비치 감독이 중국 국가대표팀(A대표팀) 지휘봉을 임시로 잡게 됐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지난 2월 2025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 8강에서 탈락해 U-20 월드컵 진출에 실패한 전력이 있으나, 당장 마땅한 감독을 찾지 못한 중국축구협회가 주르예비치 감독에게 A대표팀을 맡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은 18일(한국시간) '지보8'을 인용해 "청소년 대표팀 감독인 주르예비치 감독이 임시 감독으로서 동아시안컵에 출전하는 축구 국가대표팀을 지휘할 것으로 알려졌다"고 밝혔다.
언론은 "중국축구협회는 대표팀이 월드컵 아시아 지역 4차예선에 진출하지 못하자 계약 조항에 따라 이반코비치 감독과의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고, 이반코비치 감독은 중국을 떠났다"며 "중국축구협회가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신태용 감독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중국에서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고 설명했다.

세르비아 출신 지도자인 주르예비치 감독은 중국이 2010년대 중반부터 내세운 프로젝트인 '축구굴기'로 인해 지난 2023년 중국 청소년 대표팀에 선임돼 시진핑 주석으로부터 중국의 축구 유망주들을 이끌고 U-20 월드컵에 출전하라는 특명을 받은 인물이다.
당시 중국은 축구 선진국에서 지도자를 데려오는 데 혈안이 되어 있었는데, 시진핑 주석은 A대표팀에 이탈리아 출신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을 선임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국을 2018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올려놓았던 리피 감독과 달리 주르예비치 감독은 가장 최근 큰 실패를 남겼다.
그는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중국 23세 이하(U-23) 대표팀을 이끌고 대회 8강에 진출하는 업적을 세웠지만, 한국에 패해 준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지난 2월 중국 선전에서 진행된 2025 AFC U-20 아시안컵에서도 8강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1로 석패해 탈락, 오는 9월 칠레에서 열리는 U-20 월드컵 진출권을 따내지 못했다.
패배의 표면적인 원인은 류청위의 페널티킥 실축이으나, U-20 대표팀의 수장인 주르예비치 감독도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당시 중국 언론들은 주르예비치 감독을 향해 비난을 퍼부었고, 중국축구협회의 송카이 회장도 주르예비치 감독을 포함해 주요 인사들을 경질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치는 등 중국 내에 큰 파장이 일어났다.

주르예비치 감독은 중국에서 다시 감독 생활을 이어가기 힘들어 보였지만, A대표팀의 새 감독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국축구협회가 그를 다시 불러들인 것이다.
앞서 신태용 전 인도네시아 축구대표팀 감독, 서정원 청두 룽청 감독, 최강희 산둥 타이산 감독 등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중국 언론과 내부 인사들의 반대에 부딪혀 선임 작업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결국 중국축구협회는 동아시안컵을 약 3주 앞둔 시점에서 주르예비치 감독에게 임시 감독직을 맡기기로 결정했다.
류청위, 왕위동 등 중국의 유망주들을 잘 알고 있는 주르예비치 감독은 월드컵 본선 진출 실패 후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는 현 중국 대표팀에 잘 어울리는 지도자라는 평가다.
'소후닷컴'도 "주르예비치 감독은 U-20 월드컵 본선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U-20 아시안컵에서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중국이 한국에서 열리는 이번 E-1 챔피언십을 대하는 자세도 주목할 만하다. 중국 언론은 2026 북중미 월드컵 예선 탈락이 확정된 관계로, 한국엔 최정예 A대표팀이 아니라, 2030 월드컵을 바라보고 새출발하는 어린 선수들 위주의 중국 대표팀이 갈 것으로 보고 있다. 20대 초반의 2~2.5군이 가는 것 아니냐는 뜻이다.
사진=소후닷컴 / 연합뉴스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