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유민 기자) 지난해 50홈런, 50도루라는 전대미문의 대기록을 달성하고 세 번째 만장일치 MVP를 수상한 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가 다시 마운드에 복귀한다.
다저스는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와 홈 경기에서 5-4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회 앤디 파헤스의 희생플라이, 2회 에드먼의 솔로홈런으로 리드를 잡은 다저스는 4회 초 터진 이정후의 싹쓸이 2타점 3루타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러나 5회 말 선두타자 오타니와 무키 베츠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 2루서 파헤스가 스리런포를 쏴 올리며 다시 경기를 뒤집었다.
8회 초 등판한 커비 예이츠가 다니엘 존슨에게 솔로홈런을 내주며 턱 밑 추격을 허용했으나 9회 등판한 마무리 태너 스캇이 3타자를 연속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팀의 1점 차 리드를 지켰다. 이날 짜릿한 역전승으로 '지구 라이벌' 샌프란시스코 상대 2연승을 거둔 다저스는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성적표에서 2경기 차 선두 자릴 유지했다.

다저스의 희소식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들과 인터뷰에서 "오타니가 마운드에 데뷔할 준비가 됐다"라며 1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선발투수로 오타니를 예고했다.
이어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라이브 피칭과 시뮬레이션 게임은 충분히 해봤다. 첫 등판에서 한 이닝만 던질 수 있다"라면서 오타니를 오프너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타니는 지난달 26일 처음으로 라이브피칭을 시작해 지난 11일 투구수를 44구까지 끌어올렸다.

오타니의 빅리그 선발 등판은 LA 에인절스 소속이던 지난 2023년 8월 24일 이후 663일 만이다. 2023년 9월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다저스로 이적한 2024시즌 지명타자로만 159경기에 나서 타율 0.310 54홈런 130타점 59도루 OPS 1.036의 성적을 거뒀다.
다저스는 당초 오타니의 투수 복귀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오타니는 지난 월드시리즈 2차전서 왼쪽 어깨가 탈구되는 부상을 입어 비시즌 한 번 더 수술대에 올랐다. 무엇보다 블레이크 스넬, 사사키 로키 등 선발 자원들의 대거 합류로 로테이션이 탄탄해진 다저스는 오타니를 급히 마운드에 올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정작 시즌에 돌입하니 상황이 달라졌다. 로테이션 한 자릴 차지해 줘야 할 타일러 글래스노우와 스넬, 사사키가 모두 부상으로 이탈했다. 클레이튼 커쇼, 토니 곤솔린 등의 부상 복귀로 6~7선발 운용까지 거뜬할 것으로 예측됐던 다저스는 현재 '불펜 데이'의 비중을 늘려 시즌을 치르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가 꼭 일반적인 선발투수들처럼 단계적으로 준비할 필요는 없다"라며 "사실 1주일 전만 해도 또 다른 라이브 세션을 하거나 4이닝까지 던지는 걸 생각했지만, 그의 자신감과 준비 상태를 보고 결정했다. 지금 상황에서 재활을 계속 이어가기보다는 실전 경기에 투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고 복귀를 앞당긴 이유를 설명했다.
오타니도 앞서 자신의 이도류 복귀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타니는 지난 15일 경기 후 "강도는 충분했고, 구위도 실전 경기 수준이었다"라며 자신의 라이브피칭 내용을 돌아봤다. 이어 "사실 투타 겸업 선수로서의 모습이 내게는 원래 모습이고, 작년이 오히려 비정상이었다. 다시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김유민 기자 k4894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