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로 내부결속하고 대외 이미지 개선 시도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북한이 올해를 '태권도 명명 70주년'이라고 띄우며 태권도 관련 행사에 공을 들이고 있다.
9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나선시 태권도국이 태권도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우수 사례로 조명했다.
지난 6일 조선소년단 창립 79주년 경축 행사에선 평양시 학생들의 태권도 시범 출연이 체육경기 피날레를 장식했고, 남한의 어린이날 격인 6·1국제아동절에는 전국 태권도 애호가 경기가 열렸다.
해외에 태권도를 알리는 노력도 잇따른다.
김명근 조선태권도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태권도시범단은 지난 4월 베트남에서 열린 무도선수권대회 개막식에 시범출연했다.
노동신문은 당시 베트남 문화체육관광부상이 "조선(북한)의 태권도가 정말 우수하다는 것을 직접 느꼈다"고 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5년 만에 대규모 관광객을 받는 북한 여행상품에는 태권도 공연이 빠지지 않고 들어있다.

이처럼 북한이 태권도를 띄우는 것은 내부적으로는 스포츠로 사회적 긴장을 누그러뜨려 체제를 결속하고, 외부에는 국제사회에서 인지도가 높은 태권도를 활용해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3월 "올해는 태권도 명명 70년이 되는 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태권도는 뿌리가 하나이지만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을 축으로 양분돼 있다.
북한은 ITF 총재였던 고(故) 최홍희 씨가 이승만 대통령으로부터 '태권도'라는 휘호를 받은 1955년을 기점으로 삼아 올해를 명명 70주년으로 기념하고 있다.
최홍희 씨는 1966년 ITF를 창설했으며 이후 한국 정부와 갈등으로 1972년 캐나다로 망명했고, 1980년부터 태권도 보급을 위해 북한에 사범들을 파견하면서 북한과 인연을 쌓아 'ITF는 북한 태권도'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태권도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애착을 드러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취임 직후인 2012년 평양 태권도전당 지근거리에 태권도성지관을 추가로 세웠으며, 2019년 학생소년궁전 태권도소조실에 TV와 의자를 놓아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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