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이제훈이 '소주전쟁'을 향한 관심을 당부하며 함께 했던 시간들을 돌아봤다.
이제훈은 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영화 '소주전쟁' 인터뷰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소주전쟁'은 1997년 IMF 외환위기, 소주 회사가 곧 인생인 재무이사 종록(유해진 분)과 오로지 성과만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인범(이제훈)이 대한민국 국민 소주의 운명을 걸고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이제훈은 성과만을 추구하는 글로벌 투자사 직원 최인범 역을 연기했다.

'일은 일이고, 인생은 인생’이라는 모토로 살아가는 인범은 '회사가 곧 인생'인 국보그룹의 재무이사 종록을 만나게 된다. 국보그룹을 삼키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는 인범이지만, 회사에 대한 종록의 진심에 마음이 흔들리게 된다.
"이번 작품은 유독 더 애착이 많이 가는 것 같다"고 운을 뗀 이제훈은 "개봉한 지 나흘이 지났는데, 더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시고 다양한 의견을 주셨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고 얘기했다.
이어 "촬영을 하고, 편집본을 보면서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을 상당히 좋아하는데 이번 작품은 특히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극장을 통해서 보게 되니 뭔가 고생한 보람이 느껴지더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하지만 '소주전쟁'은 갈등 끝에 결국 감독 크레딧 없이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앞서 '소주전쟁' 제작사 더램프 측은 "감독이 제작 중도에 해촉됐다. 해촉자는 그 기여도를 감안해 현장연출로 크레딧이 표시되며, 법원으로부터 이 크레딧을 확인받기 위한 민사 본안 소송 및 가처분신청이 진행 중"이라고 알린 바 있다.
이후 언론시사회 하루 전이었던 5월 28일 더램프는 "'소주전쟁'의 감독계약을 제작 도중인 작년에 해지해 기존 연출자를 해촉했고, 그 후 제작을 계속 진행해 상영편집본을 완성했다. 해촉자에게는 해촉 전까지 촬영 현장에서의 기여도를 감안해 '현장 연출' 크레딧을 부여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상대방 측은 더램프를 상대로 계약해지효력을 정지해달라는 가처분을 법원에 신청했고, 사건을 심리한 법원은 더램프의 소명을 인정하여 상대방의 가처분신청을 모두 기각하는 결정을 27일에 내렸다"고 전했다.
이처럼 개봉을 앞두고 '잡음'이 있었던 터. 이에 이제훈은 "한 작품에는 배우 뿐만이 아니라 감독, 작가, 프로듀서 등 모든 스태프 분들이 함께 모여서 작업하지 않나. 알게 모르게 서로의 의견이 좁혀지지 못해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누군가가) 중간에 그만두거나 새로 합류하는 일들이 매 작품마다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이번에는 그런 부분이 조금 더 직접적으로 와닿았다"며 "안타까운 측면도 있다. 하지만 온전히 제대로 보여질 수 있게끔 끝까지 잘 노력해서 완성하자는 의식이 매우 뚜렷했기 때문에 저도 더 완성도 있는 작업물을 만들기 위해 의견을 많이 내기도 했다. 이전에 함께 작업했던 스태프 분들과도 많이 겹쳤고, 편한 사이여서 그런지 완성된 과정에서는 기쁨이 더 컸다"고 털어놓았다.

이제훈은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겠지만, 사실 배우들도 교체가 되고 하차하는 경우가 생기기도 하지 않나. 이 산업 전반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제 입장에서도, 한 사람 뿐만이 아니라 모두의 의견을 취합해서 원하고자 하는 방향으로 다들 나아가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부정적으로만은 느껴지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앞으로도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한 선택을 더 열심히 해야겠다 싶다"고 답했다.
또 IMF 시절을 그린 영화에 대해 "저 역시 중학생 때부터 20대 초반까지, IMF 때 아버지가 운영하시던 가게가 어려워지면서 힘든 상황을 겪은 적이 있다. 그래서 '소주전쟁'의 이야기도 더 현실적으로 다가왔었다"고 얘기했다.
자신이 연기한 인범과 종록을 비교하며 "물질 만능주의 시대에 있어서는 자본과 돈이라는 이야기를 끊임없이 하게 되는 것 같다. 그것만 쫓다가는 인생이 황폐해진다는 이야기를 내면적으로는 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너무나도 무시할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가치일 수 있기 때문에 두 인물에 모두 공감이 됐었다"고 전했다.

극 중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유해진, 바이런 만과의 촬영을 떠올리면서는 "현장에서도 종록의 모습 그대로 저를 대해주셔서 편했다. 그리고 정말 위트와 언어유희가 끊임 없으시지 않나. 이번 작품으로 선배님과의 연기 호흡을 마무리하기에는 너무 아쉽다 싶다. 또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인범의 상사인 글로벌 투자사 솔퀸의 홍콩 본부장 고든 역으로 연기한 바이런 만과 촬영할 때는 "제가 할리우드에 있나 착각이 들 정도였다"고 웃으며 "정말 실제 상사처럼 느껴졌고, 몰입이 더 잘 됐었다"고 떠올렸다.
4월 종영한 JTBC 토일드라마 '협상의 기술' 이후 '소주전쟁' 개봉, 현재 촬영 중인 새 드라마 '두 번째 시그널('시그널2'), '모범택시3'까지 바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이제훈은 "두 작품 모두 저 스스로도 기대가 크다. 보시는 분들의 기대에도 충족할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다. 기분 좋게 열심히 촬영하고 있으니 기다려주셨으면 좋겠다"고 관심을 당부했다.
'소주전쟁'은 5월 30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사진 = 쇼박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