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中에 경제의존시 국방결정 복잡해져"…'안미경중' 경고(종합2보)
연합뉴스
입력 2025-05-31 14:12:17 수정 2025-05-31 14:21:56
'샹그릴라 대화' 연설…"아시아 패권 노리는 중국, 실제적·즉각적 위협"
"인·태 동맹국, 신속히 방위력 강화해야"…韓 등에 국방비 증액 요구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EPA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배포 및 판매 금지]

(방콕 워싱턴=연합뉴스) 강종훈 조준형 특파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31일(현지시간) "중국이 무력을 사용해 아시아 현재 상황을 강제로 바꾸려 한다"고 강도 높게 중국에 날을 세웠다.

헤그세스 장관은 이날 싱가포르에서 개최 중인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 "중국은 아시아 패권국이 되려고 한다"며 "이 지역을 지배하고 통제하려고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위협이 실제적이고 즉각적"이라며 아시아 동맹국에 신속한 국방력 강화와 방위비 증액도 요구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이 막대한 군사력 증강, 무력 사용 의지로 이 지역의 현상을 근본적으로 바꾸려고 한다는 것을 드러냈다"고 비판했다.

그는 "중국의 행동은 주변국과 전 세계에 경종을 울리는 매우 긴급한 신호"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이 정교한 사이버 역량으로 산업 기술을 훔치고 중요 기반 시설을 공격하고 있다고도 비난했다.

또한 남중국해에서는 이웃 국가들을 괴롭히고 있다며 물대포 공격, 선박 충돌, 불법 점거·군사화를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행동은 중국이 주변국을 존중하지 않고 주권과 항행 자유에 도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남중국해에서의 어떤 일방적, 강압적 현상 변경 시도도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대만과 관련해서도 중국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그는 "대만을 정복하려는 시도는 인도·태평양과 전 세계에 파괴적인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중국의 위협은 현실이며, 당장이라도 닥칠 수 있다"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한국을 포함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동맹 또는 파트너 관계를 맺어 안보를 도모하면서 중국과는 경제 협력을 심화하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을 추구하는 데 대해 경고성 메시지도 던졌다.

헤그세스 장관은 "많은 국가가 중국과의 경제 협력, 미국과의 방위 협력을 동시에 하려는 유혹을 받는 것을 안다"고 전제한 뒤 중국은 그런 상황을 '지렛대'로 활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그들(중국)의 해로운 영향력을 심화시킬 뿐이며, 긴장된 시기에 우리의 국방 관련 결정의 공간을 복잡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은 전쟁을 원하지 않으며, 중국을 지배하거나 굴욕을 주거나 체제를 바꾸려고 하지도 않는다"며 "그러나 우리는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들을 지배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중국의 침략을 저지하기 위해 전략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라고도 밝혔다.

그는 "분명히 우리는 중국과의 충돌을 윈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이 중요한 지역에서 밀려나지 않을 것이고, 동맹과 파트너들이 종속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부여한 임무인 '힘을 통한 평화' 달성을 위한 최우선 목표가 전사 정신 회복, 군 재건, 억지력 재확립이라고 전했다.

이를 위해 그는 사상 최초로 1조 달러(약 1천384조원)가 넘는 국방예산안을 제시했으며, 차세대 미사일 방어망 '골든돔'과 6세대 전투기 F-47 개발 등도 그 일부라고 설명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세계는 무기력한 미국을 봤지만, 더는 그렇지 않다"며 "미국은 세계 전역에서 억지력을 재확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의 미래는 서로 연결돼 있다"며 "미국은 이 지역과 너무 깊은 관련이 있어 물러날 수 없으며, 계속 이곳에 머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아시아에 대한 방위비 증액 요구도 분명히 했다.

그는 "유럽이 점차 안보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처럼 아시아 동맹국들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스스로 신속히 방위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헤그세스는 그러면서 "독일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은 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고 약속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아시아의 주요 동맹국과 파트너들이 북한은 말할 것도 없고 훨씬 더 강력한 (중국발) 위협에 직면하고서도 국방비 지출을 덜 하는 상황에서 유럽이 그렇게(GDP의 5% 수준으로 국방비 증액)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연설에서 그가 한국을 특정해서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것은 아니지만 인태 지역 내 미국의 중요 동맹국 중 하나인 한국으로선 국방 예산 및 방위비 분담금(주한미군 주둔 비용 중 한국의 부담액) 증액 압박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미국과 중국은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각 분야에서 격렬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다만 세계 주요국 안보 수장이 집결한 이번 샹그릴라 대화에 둥쥔 중국 국방부장은 불참했다.

미국은 국방부 수장의 이날 연설에서 보듯 중국 국방수장 부재 속에 회의 기간 우방을 결집하며 중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대중국 억제에 방점을 찍은 이날 연설 중 남북한은 각각 한차례 거명하는 데 그쳤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doub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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