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선거 의혹 차단' 공정선거참관단 첫 현장 점검
연합뉴스
입력 2025-05-29 08:43:23 수정 2025-05-29 08:43:23
이번 대선부터 도입…정치학회 2곳이 정당·시민단체 추천 인사로 구성
후보자 등록부터 본투표 개표까지 전 과정 참관…"생각보다 촘촘"


투표함 봉인 확인하는 참관단(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공공복합청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공정선거참관단과 사전투표참관인이 투표함 봉인 과정을 확인하고 있다. 2025.5.29 ksm7976@yna.co.kr

(서울=연합뉴스) 김치연 기자 = 6·3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종로구 무악동주민센터 앞에 사전투표 시작 1시간 전인 오전 5시부터 남녀 6명이 모였다.

이날 주민센터에서 진행될 사전투표를 지켜볼 공정선거참관단이다.

참관단은 주요 선거 과정을 직접 참관하고 그 과정을 언론에 공개하는 활동을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한 신뢰성을 높이고 부정선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이번 21대 대선에서 새롭게 도입했다.

참관단 구성에서부터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를 기했다. 한국정치학회, 한국정당학회 등 2개 학회가 정당·시민단체로부터 추천받은 인사와 자체 선정한 교수, 대학생 등으로 참관단을 꾸렸다. 이달 10일 기준 참관위원은 총 38명이다.

이들은 이번 대선에서 투표소와 개표소, 선관위 사무실, 읍면동 주민센터 등 주요 현장으로 나가 사전투표, 투표, 개표 등을 직접 참관한다. 선거 때마다 전국 투·개표소에 배치되는 참관인들과 별도로 현장 감시 활동을 벌인다.

참관단은 사전투표 첫날인 이날 무학동과 성동구 사전투표소 등에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예정이다.

이날 서울 무학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에 모인 참관단도 이미 후보자 등록 및 선거 장비 시연 등 첫 과정부터 시작해 선거공보 발송, 선거 벽보 첩부 상황을 참관했고, 사전투표관리관 교육과 사전투표 모의시험까지 마쳤다.

참관단은 선관위 직원들에게 사전투표 과정에 관해 설명을 들은 뒤 참관단 명찰을 착용하고 4층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 입장했다.

이들은 참관인석 뒤에 마련된 참관단 자리에 앉아 이날 진행되는 사전투표 전 과정을 지켜보게 된다.

선관위 직원은 투표소를 둘러보는 참관단에게 "전반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끼치는 게시물 같은 게 혹시나 있는지 다 확인하고 있다"며 "특정 후보 사진이 걸려있다거나 이런 건 전혀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안내했다.

기표소 살피는 참관단(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공공복합청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공정선거참관단과 사전투표참관인이 기표소를 확인하고 있다. 2025.5.29 ksm7976@yna.co.kr

본격적인 사전투표소 점검을 앞두고 참관인, 참관단, 사전투표사무원, 사전투표사무관리관들은 모두 투표소 중앙에 모여 "21대 대선 사전투표를 관리하는 데 헌법과 법규를 준수하고 양심에 따라 공정하고 성실하게 그 직무를 수행하겠다"고 선서했다.

참관단의 첫 업무는 사전투표 장비 확인 절차부터 시작됐다. 명부 단말기와 투표용지 발급기에 붙여뒀던 봉인지를 떼고, 관내·관외투표함에 이상이 없는지 확인하는 과정이다.

투표함을 확인할 때는 참관단과 참관인들이 모두 투표함 가까이 모여 뚜껑을 열어봤다. 내부가 비어있는지, 외부에도 이상이 없는지 꼼꼼하게 살폈다.

투표관리관이 "이상 없으시죠?"라고 묻자 참관인단은 "네 이상 없습니다"라고 답했다.

이후 투표함을 특수봉인지로 봉인하는 작업이 진행되자 투표소 안에는 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봉인 상태를 둘러싼 논란이나 시비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선관위 직원이 "봉인하겠습니다"라고 선언한 뒤 투표함 일회용 자물쇠 잠금 핀을 이용해 투표함의 앞·뒤를 모두 잠갔다. 이후 사전투표관리관과 사전투표참관인들이 서명한 특수봉인지를 그 위에 붙여 투표함을 봉인했다.

무소속 참관인으로 온 한 여성은 "여기 봉인지 좀 안 뜨게 다시 붙여주세요, 왜 자꾸 떠요? 자꾸 뜨게 붙여서 구멍도 날 수 있겠다"며 거듭 요청하기도 했다.

참관단 일부는 관내·관외투표함 봉인 과정을 휴대전화로 영상을 촬영하며 기록했다.

기표소 점검도 이어졌다. 참관단은 기표소 안팎에 이상이 있는지 확인하고 기표 용구도 꼼꼼히 살폈다.

명부 단말기 상 투표기록이 없는지 확인했고, 모형 투표용지와 주소 라벨을 시험 출력해 투표용지 발급기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점검하기도 했다.

모형 투표지 인쇄 살피는 참관단(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성동구 송정동공공복합청사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공정선거참관단과 사전투표참관인이 모형투표지 인쇄를 확인하고 있다. 2025.5.29

선관위 직원들은 투표용지에 인쇄된 사전투표관리관 도장과 통합명부 시스템에 등록된 도장이 일치하는지도 참관인과 참관단에 일일이 확인시켰다.

이 과정에서 무소속 참관인은 "본투표 때는 교부하는 분들이 개인 도장을 찍지 않느냐"며 "사전투표는 도장이 찍혀서 인쇄돼 나오니까 이 문제 때문에 몇 군데에서는 사전투표도 직접 도장을 찍는 것 같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하지 않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본투표에서는 투표용지에 관리관이 직접 도장을 찍는데, 사전투표는 투표용지에 관리관 직인이 인쇄돼 출력되는 점을 문제 삼은 것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취재진에게 "사전투표는 투표소를 찾은 유권자 주소가 모두 달라 그때그때 투표용지를 인쇄해야 하므로 직인을 인쇄해 출력할 수밖에 없다"며 "공직선거관리규칙에도 '인쇄 날인으로 갈음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고 대법원과 헌법재판소도 인쇄 직인이 적법하다고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40여분간의 사전 점검 과정을 마친 뒤 오전 6시 정각이 되자 사전투표관리관이 투표 개시를 선언했다.

"투표를 개시합니다"라는 말과 동시에 투표소가 열리기 30분 전부터 투표소 앞에 줄을 서 있던 시민 10여명이 줄지어 들어와 사전 투표를 진행했다.

이날 참관단으로 참여한 국민대 정치외교학과 이여준(22) 씨는 "선거 과정을 들여다보니 우리나라 선거 체계가 생각보다 더 촘촘하게 구성돼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부정 선거론에 대해선 "아무래도 사람이 개입할 수밖에 없는 과정이 있기 마련인데 거기서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실수를 너무 과하게 트집 잡으면서 논란을 만들고 선거 결과 자체를 부정하려는 일부 사람들의 태도가 문제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가장 먼저 투표를 위해 사전투표소를 찾은 무악동 주민 구모씨는 "직장인이라 사전투표 첫날에 빨리 투표하고 출근하려고 왔다"고 했다. 그는 사전투표 부정선거 주장에 대해선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말했다.

chi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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