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케빈 더브라위너가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레전드인 이유가 있다.
단순히 기록뿐만 아니라 친정팀을 향한 존중이 남달랐다.
맨시티는 지난 21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에 있는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본머스와의 경기에서 3-1 승리했다.
이번 시즌 마지막 홈 경기였다. 경기 종료 후 약 10년간 맨시티의 중원을 책임졌던 더브라위너의 고별식이 진행됐다. 팬들은 더브라위너 응원가를 목청껏 불렀고, 구단 측은 선수들이 전원 사인한 유니폼과 평생 시즌권을 전달했다.


더브라위너는 감정을 추스르며 팬들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맨체스터는 저와 제 가족의 집입니다. 이곳에서 세 아이가 태어났고, 이곳에서 커리어의 전성기를 보냈습니다. 이 팀과 팬들, 그리고 동료들 덕분에 저는 더 나은 사람이자 더 나은 선수가 될 수 있었습니다"라며 "지난 10년간 함께한 모든 순간이 자랑스럽고, 무엇보다 즐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새로운 장이 시작되겠지만, 제 마음은 늘 맨체스터에 있을 것"이라며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맨시티는 더브라위너의 헌신을 동상으로 기억할 예정이다.
맨시티는 지난 21일 구단 공식 사이트를 통해 "우리는 더브라위너가 클럽에 10년을 헌신한 것을 기억한다. 이를 기리기 위해 그의 조각상을 에티하드(맨시티 홈구장)에 제작할 예정이다"라고 발표했다.
현역 은퇴를 선언하진 않았다. 차기 행선지로 SSC 나폴리가 유력하다.
현지 복수 언론의 지난 27일 자 보도에 따르면, 더브라위너 측 변호인단이 이탈리아 나폴리에 도착해 계약 마무리 작업에 돌입했으며, 현지 클럽 측과의 협상이 빠르게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나폴리 구단주 아우렐리오 데 라우렌티스 회장도 "더브라위너는 이미 나폴리에 빌라를 구입했다"며 사실상 계약이 임박했음을 인정해, 이번 이적의 현실성이 더욱 뚜렷해졌다.

반전이 있었다. 더브라위너는 프리미어리그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갈 기회가 있었다.
영국 매체 '팀 토크'는 28일 "더브라위너는 프리미어리그 소속 두 팀의 이적 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했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토크 스포츠' 내용을 인용, "애스턴 빌라와 웨스트햄 유나이티드가 더브라위너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러나 선수 본인이 거부했다"며 "더브라위너는 맨시티를 존중한다는 이유로 잉글랜드 내 타 구단 이적을 정중히 거절했다"라고 설명했다.

맨시티를 넘어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고의 미드필더로 평가받는 더브라위너는 1991년생 벨기에 국적의 미드필더다. 벌써 33살로 전성기에서 내려갈 나이가 됐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를 떠난다.
2012년 첼시 소속으로 처음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했다. 이후 더 많은 출전 기회를 받기 위해 독일 분데스리가 소속 여러 구단을 임대로 뛰다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다. 2014-2015 딱 한 시즌 뛰었다. 그리고 맨시티로 이적했다.
맨시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공격형 미드필더의 탄생을 알리는 순간이었다. 더브라위너는 맨시티 합류 후 프리미어리그 역대 최다 승점 우승과 6회 우승, 잉글랜드 최초 4연패 그리고 지난 2022-2023시즌 자국 리그,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한 시즌에 우승하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이 역사 중심에 더 브라위너가 있었다. 맨시티 합류 후 EPL 역대 최다 도움왕(4회), 단일 시즌 최다 도움(115도움), 통산 도움 2위(115도움), 국제축구연맹(FIFA) 국제프로축구선수협회(FIFPro) 월드 XI(5등) 맨시티를 넘어 축구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이 됐다.
한편, 더브라위너 차기 행선지로 언급되는 나폴리는 이번 시즌 세리에 A 우승을 차지했다. 다음 시즌 리그 2연패를 위해 선수단 보강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더브라위너도 유럽 4대 리그 중 하나인 이탈리아 1부리그 우승을 원할 것이다. 이적이 성사되면 구단과 선수 모두 긍정적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사진=연합뉴스 / 맨체스터 시티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