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의 비극, 6.25 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디지털 보드게임으로 생생히 되살려낸 프랑스 개발사 Strategy Game Studio(SGS)가 과 조선의 운명을 뒤흔든 임진왜란 게임까지 출시, 국내 커뮤니티에서 화제다. 이 회사는 SGS Korean War와 SGS Imjin War(임진왜란)을 통해 한국사의 치열한 순간들을 재현하며 국내외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SGS는 어떤 회사이고, 그들의 게임은 어떤 평가를 받고 있을까?
Strategy Game Studio, 역사를 품은 게임 장인들
Strategy Game Studio는 프랑스에 기반을 둔 소규모지만 열정적인 게임 개발사로, 역사 기반 전략 게임에 특화된 스튜디오다. Europa Universalis 시리즈의 제작에 참여했던 필립 티보(Philippe Thibaut)를 중심으로 설립된 이 회사는, 역사적 고증과 전략적 깊이를 결합한 게임을 만드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SGS는 제2차 세계대전, 냉전, 심지어 스페인 내전 같은 다양한 역사적 사건을 다룬 SGS 시리즈로 이미 마니아층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들은 단순히 전투를 재현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당시의 정치적, 군사적 맥락을 세밀하게 녹여내며 플레이어로 하여금 역사 속 의사결정자의 역할을 체험하게 한다.
특히 한국 시장에 주목할 만한 점은 SGS가 6.25 전쟁을 다룬 SGS Korean War와 임진왜란을 배경으로 한 SGS Imjin War를 통해 한국의 역사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는 것이다. 이 두 게임은 한국전쟁의 치열한 전투와 임진왜란의 복잡한 동아시아 정세를 각각 다루며, 한국 게이머들에게는 낯설지만 신선한 시각을 제공한다. SGS는 보드게임 스타일의 턴제 전략을 기반으로 하여, 복잡한 룰과 역사적 사실에 충실한 게임 설계를 통해 마니아층을 공략한다. 이들의 게임은 화려한 그래픽보다는 전략적 사고와 역사적 몰입에 중점을 두며, 이는 SGS의 철학이 단순한 오락을 넘어 역사 교육의 도구로서 게임을 바라본다는 점을 보여준다.

SGS Korean War: 잊혀진 전쟁의 재현
SGS Korean War는 2022년 10월 27일 스팀에 출시된 게임으로, 6.25 전쟁의 전 과정을 시나리오 기반 캠페인으로 풀어낸다. 게임은 북한의 남침, 낙동강 방어, 인천상륙작전, 중공군의 개입 등 주요 사건을 세밀히 재현하며, 플레이어가 유엔군 또는 공산군 진영을 선택해 전쟁의 흐름을 이끌어가게 한다. 게임의 핵심은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카드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초반에는 북한군의 공세로 인해 유엔군 플레이어에게 불리한 카드가 주어지지만, 시간이 지나며 인천상륙작전 같은 반격의 기회가 제공된다. 이런 설계는 역사적 사실을 따르며도 전략적 선택의 여지를 준다.
국내 게이머들의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한국전쟁이 해외에서 ‘잊혀진 전쟁’으로 불리는 현실 속에서, 프랑스 개발사가 이 전쟁을 정성껏 다뤘다는 점에 감동했다는 평이 많다. 일부 평론가들은 “한국전쟁의 주요 순간들을 내 손으로 재현하는 재미가 돋보인다"고 했지만 일부 플레이어는 "보드게임 특유의 복잡한 룰과 제한된 랜덤성으로 인해 게임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는 스팀 리뷰를 중심으로 “마니아를 위한 게임”이라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역사적 고증에 충실한 점은 호평받지만, 접근성이 낮아 일반 게이머보다는 워게임 마니아층에게 더 어필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SGS Imjin War(임진왜란), 자유로운 전략의 개방형 시나리오
SGS Imjin War는 임진왜란을 중심으로 동아시아의 지정학적 갈등을 다룬 게임으로, 일본의 침략과 조선, 명나라의 연합 방어를 전략적으로 풀어낸다. 이 게임은 한국, 일본, 중국의 삼국 간 복잡한 외교와 군사적 충돌을 중심으로 진행되며, 플레이어가 각 진영의 전략을 세워 전쟁의 흐름을 바꾸는 경험을 제공한다. 특히 임진왜란이라는 소재가 해외 게임에서 드물게 다뤄졌다는 점에서 국내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게임은 역사적 사건을 기반으로 한 캠페인 모드와 함께, 플레이어가 자유롭게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개방형 시나리오를 제공해 몰입감을 더한다.
국내외 반응은 SGS Korean War와 비슷한 맥락을 따른다. 국내에서는 임진왜란을 외국 개발사가 진지하게 다뤘다는 점에서 호기심과 호평이 뒤섞였다. 한 게임 커뮤니티 사용자는 “임진왜란을 이렇게 디테일하게 다룬 게임은 처음”이라며 역사적 재현도와 세심한 디테일을 칭찬했다. 반면, 복잡한 게임 메커니즘과 영어 중심의 인터페이스는 일부 한국 게이머들에게 진입장벽으로 작용했다. 해외에서는 워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동아시아 역사에 대한 신선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특히 일본과 중국의 역사 팬들 사이에서 주목받았다.




Strategy Game Studio의 두 게임을 통해 국내 게이머들에게는 자국의 역사를 외국 개발사의 시각으로 체험할 기회를, 해외 게이머들에게는 한국사를 새롭게 접할 창구를 열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