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크루즈 제주 기항 횟수 작년보다 24% 증가한 346회
할인쿠폰 발행·순환버스 운행 등 각종 정책도 추진
할인쿠폰 발행·순환버스 운행 등 각종 정책도 추진

(제주=연합뉴스) 백나용 기자 = 제주 크루즈 관광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침체한 제주 상권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18일 제주도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 14일까지 크루즈 111척이 관광객 24만17명을 싣고 제주를 찾았다.
항구별로 보면 제주시 제주항 37척·5만995명, 서귀포시 강정항 74척·18만9천22명이다.
지난 13일 기준 올해 크루즈 제주 기항 횟수는 지난해 279회보다 24% 증가한 346회로 예정돼 있으며, 관광객 수는 8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주 크루즈 관광객은 2016년 120만9천160명(507회)으로 정점을 찍었지만 2017년 3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태로 중국발 크루즈선이 완전히 끊긴 데 이어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긴 침체기를 맞았다.
그러다 지난해 3월 중국인 방한 크루즈 관광이 재개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에는 대형 크루즈 3척이 잇달아 입항하면서 2005년 제주 크루즈 관광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하루 1만명 넘는 크루즈 관광객이 제주를 찾기도 했다.

게다가 지난 1일부터 강정항에서 크루즈를 타고 해외 기항지를 관광한 후 다시 강정항에서 하선할 수 있는 준모항 제도가 운용되면서 앞으로 내국인 관광 수요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준모항'은 크루즈선이 잠시 들렀다 가는 경유지를 의미하는 '기항지'와 달리 승객이 모여 크루즈 여행을 시작하는 항을 말한다. 국내에서 정기 크루즈의 준모항으로 운영되는 항구는 강정항이 처음이다.
이처럼 제주 크루즈 시장이 활기를 띠면서 제주항과 강정항 주변 상권 상인들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제주시 원도심의 대표적인 상점가인 칠성로 쇼핑거리에서 기념품을 판매하는 40대 A씨는 "크루즈 관광이 재개되면서 지난해와 올해 실제로 외국인, 그중에서도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부쩍 많아졌다"며 "최근 중국인 직원도 추가로 채용했다. 앞으로 제주로 들어오는 크루즈가 더욱 늘어난다고 해 움츠러든 상권이 회복되는 데 도움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항과 가깝고 시내면세점이 모여있는 제주시 연동 누웨모루거리 한 카페에서 일하는 30대 고모씨는 "시내 면세점에 크루즈 관광객이 많이 오면서 덩달아 음료 판매도 늘었다"며 "외국인 관광객은 커피보다는 가격이 더 비싸더라도 스무디 등을 선호하고, 포장 주문을 많이 해 매출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유명 관광지 중 하나인 매일올레시장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40대 C씨는 "크루즈가 재개되면서 확실히 장사가 과거보다 잘되고 있다"며 "크루즈 관광객도 제주도 돼지고기가 유명한 것을 알아 체류 시간이 길지 않음에도 맛보고 가는 경우가 많다. 요즘에는 중국 관광객 사이에서 감자탕이 인기가 많아 주변에 감자탕을 판매하는 음식점이 우후죽순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서귀포시 동홍동 한 편의점에서 일하는 30대 오모씨는 "크루즈 관광객 중에서도 단체가 아닌 개별 관광객이 주로 찾는다"며 "크루즈 관광객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국발 단체 관광객의 경우 여행사가 송객 수수료(판매 인센티브)를 받기 위해 제주 시내 면세점으로 가는 경우가 많아 이 부분은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크루즈 관광객을 불러 모으기 위한 각종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4월부터 크루즈 관광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국내외 관광객을 원도심 상점가로 불러 모을 할인쿠폰을 발행하고, 항구와 원도심 상권을 연결하는 순환버스도 운영하고 있다.
할인쿠폰은 원도심 자율상권구역 내 크루즈 깃발이 부착된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서귀포시는 원도심 주요 관광지와 상권을 연계한 여행코스를 개발하고 이를 소개하는 팸플릿을 제작해 홍보에 나섰다.
또 오는 6월부터 크루즈 입항일에 맞춰 환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여러 차례 거리공연과 플리마켓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 가이드와 함께 원도심을 걷는 '워킹투어 프로그램'과 강정항과 원도심을 연결하는 노선버스 운영을 준비 중이다.
dragon.m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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