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올해 초 군용 헬기와 여객기가 공중충돌해 67명이 숨지는 참사가 벌어진 미국 워싱턴DC 인근 로널드 레이건 공항과 미 국방부간의 핫라인이 약 3년전부터 멈춰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에 따르면 이날 미 상원 청문회에 출석한 미 연방항공청(FAA) 프랭클린 매킨토시 부(副)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해당 핫라인이 '작동불능'(inoperable) 상태라고 증언했다.
미 국방부가 운영하는 이 긴급연락망은 2022년 3월 이전까지는 정상적으로 작동했던 것으로 보인다.
FAA 측은 사고 이후 중단됐던 미군 헬기 훈련이 재개된지 불과 일주일 만인 이달 1일 또다시 군용 헬기가 여객기 착륙 경로에 지나치게 접근하는 사고가 벌어진 뒤에야 핫라인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고 밝혔다.
문제를 겪은 여객기는 델타항공과 리퍼블릭 에어웨이즈 소속으로 로널드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던 중 헬기를 피해 복행(착륙을 멈추고 고도를 높이는 조치)하라는 지시를 받아야 했다.
이와 관련해 워싱턴포스트(WP)는 리퍼플릭 에어웨이즈 여객기의 경우 미군 헬기와 약 600m까지 접근했고 고도도 60m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고 보도한 바 있다.
매킨토시 부COO는 "우리는 펜타곤에서 (비행) 임무를 재개하기 전에 이 (비상연락) 라인을 고칠 것을 주장한다"면서 이와 별개로 해당 지역에서 군용기를 띄우려면 FAA에 사전 승인을 받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워싱턴DC 일대에서 국방부 고위 당국자들을 실어나르는 역할을 수행해 온 미 육군 제12 비행대대는 이달 5일 비행임무를 재차 중단했다.
올해 1월 29일 로널드 레이건 공항 인근에서는 훈련 중이던 미 육군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가 충돌해 탑승자 전원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이에 FAA와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라스베이거스의 해리 리드 국제공항을 비롯한 미국 전역의 고위험 공항들을 상대로 헬기 운항 관련 실태 등을 조사 중이라고 BBC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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