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김근한 기자)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 에릭 페디가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처음으로 완봉승을 달성하며 감격의 순간을 맞았다.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전성기를 보낸 뒤 다시 MLB 무대로 돌아와 달성한 그의 완봉승은 단순한 기록 그 이상의 이정표였다.
그는 인생 최고의 한 페이지를 작성한 순간 NC 다이노스를 떠올렸다.
페디는 지난 10일(한국시간) 미국 워싱턴 D.C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선발 등판해 9이닝 6피안타 8탈삼진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팀의 10-0 승리에 이바지했다.
이날 페디는 1회 말 선두타자 에이브람스에게 2루타를 맞아 무사 2루에 몰렸다. 하지만, 페디는 후속타자 3명을 모두 범타 처리해 실점을 막았다.
2회 말 첫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페디는 3회 말 2사 뒤 에이브람스에게 유격수 방면 내야 안타를 내줬다.
하지만, 페디는 후속타자 우드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무실점 투구를 이어갔다. 페디는 5~7회 말 모두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후속 타자들을 제압해 실점을 억제했다.
페디는 8회 말 삼자범퇴 이닝을 만든 다음 9회 말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페디는 9회 말 선두타자 우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로우를 2루수 방면 병살타로 처리한 뒤 루이스를 유격수 뜬공으로 막아내 메이저리그 데뷔 첫 완봉승을 거뒀다.


페디는 지난달 28일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5.2이닝 7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날 완봉승으로 전환점을 만들었다. 이날 페디는 9이닝 동안 제구와 구속 모두 안정감을 보였고, 위기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운영 능력을 발휘했다. 페디는 올 시즌 8경기(46.2이닝) 등판, 3승 3패 평균자책 3.86, 29탈삼진을 기록했다.
페디는 경기 종료 뒤 현지 리포터와 인터뷰에서 KBO리그 시절을 회상했다.
리포터는 "당신의 여정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 있었나. 한국에 다녀오고 나서 뭔가가 바뀌었고 다시 메이저리그로 와서 오늘 밤 이런 모습을 보여줬다. 잠시 되돌아보는 그런 시간이 있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페디는 "100% 그렇다"며 "올해는 지난해만큼 잘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다"며 "오늘 경기 전 불펜 밖에서 NC 다이노스 저지를 입은 사람을 봤다. 그 순간, 내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나를 떠올리게 하는 작지만 훌륭한 리마인더가 됐다"고 했다.
페디는 2023년 KBO리그에서 압도적인 시즌을 보낸 뒤 메이저리그로 복귀했다. 페디는 2023시즌 당시 NC 다이노스 유니폼을 입고 20승 6패, 평균자책 2.00, 209탈삼진을 기록하며 정규시즌 MVP와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그리고 최동원상까지 휩쓸었다. 그런 그가 다시 미국 무대에서 성과를 내며, KBO리그 출신 외국인 투수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페디는 2024시즌을 앞두고 시카고 화이트삭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로 돌아왔다. 페디는 2024시즌 21경기에 등판해 7승 4패 평균자책 3.11로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페디는 지난해 여름 트레이드를 통해 세인트루이스로 이적했다.
페디는 마지막으로 "정말 멋진 밤이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자신을 키워준 KBO리그의 유니폼을 보고, 다시 자신의 위치를 되새긴 한밤. 에릭 페디의 완봉승은 단순한 승리를 넘어선 '야구 인생 회고록'의 한 장면이었다.

사진=연합뉴스
김근한 기자 forevertoss8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