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잉글랜드축구협회(FA)가 트랜스젠더(성전환) 여성의 '여자 축구' 종목 출전을 전면 금지했다.
그럼에도 일부 성전환 여성 선수들은 출전을 강행할 전망이다.
FA는 지난 1일(한국시간) 공식 사이트를 통해 "우린 국가 스포츠를 관장하는 기관이다. 우리는 유럽축구연맹(UEFA)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정한 법률과 국제 축구 정책에 따라 운영된다. 가능한 많은 사람이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성전환 여성이 여성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현행 정책은 복잡한 주제다"라고 했다.
이어 "우리 입장은 항상 변화가 필요하면 규정이든 법률이든 변경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근 대법원의 판결로 인해 우리는 정책을 바꿀 것이다"며 "기존과 달리 성전환 여성은 더 이상 잉글랜드 여자 축구에서 뛸 수 없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해당 정책은 오는 2025년 6월 1일부터 시행된다. 우리는 단순히 자신이 좋아하는 자신이 정의하는 성별로 (축구)하고 싶어 하는 사람에게 이번 정책 변경이 어려움을 주리라는 것을 알고 있다. 현재 FA에 등록된 선수는 변경 사항과 앞으로 참여 방식을 설명해 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성전환 여성들이 FA의 발표를 무시하고 대회 출전을 강행을 준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지난 2일 "성전환 여성 선수들과 그 지지자들이 협회의 출전 금지를 무시하자는 논의가 오간 메시지가 입수됐다"라고 보도했다.
또 "이는 영국 대법원 판결과 FA가 발표한 금지 조치에 대한 반발이다. 여성 축구 6부리그 해크니 위민 소속의 성전환 선수 페이 풀코니스는 공식적으로 반발했다"라고 했다.
매체에 따르면 풀코니스는 '아이 페이퍼'와 인터뷰에서 "이 판결에 맞서 싸울 것이다. 나를 출전 정지시키고 싶다면 직접 경기장으로 와서 날 끌어내라"라고 말했다.
풀코니스는 이어 "내 출생증명서에는 성별이 여성으로 되어 있다. 여권에도 'F'라고 적혀 있다. 내가 축구를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계속 뛸 것이다"며 "이번 금지 조치는 축구의 정신에 정면으로 반한다. 여성 축구의 의미와도 어긋난다. 성전환 여성에 대한 오해와 왜곡이 담겨 있다. 스포츠는 모두를 위한 공간이다. 축구는 오직 다양한 선수 22명이 모여 90분 동안 실력만으로 평가받는 종목이다"라고 설명했다.

법적 대응 가능성도 주장됐다.
매체는 "FA 규정에 따르면 협회 규정을 위반한 선수는 출전시킨 팀조차 제재를 받고 대회에서 실격될 수 있다. 따라서 일부 성전환 여성 선수들은 이번 금지 조치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할 수 있다"라고 전했다.
헤크니스 위민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축구 클럽 중 하나로써 이번 FA 결정에 큰 상실감을 느낀다"라고 공식 입장을 보였다. 또 성전환 여성 선수들에 대한 정서적 지원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FA도 원래 지금처럼 완고한 입장은 아니었다. 원래 반대 입장이었다. 이달 초 '12개월 이상 낮은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유지한 성전환 여성은 FA 여자축구 경기 출전을 허용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었다. 그러나 영국 대법원의 판결 후에 입장이 바뀌었다.
영국 대법원은 '스코틀랜드 여성을 위해'(For Women Scotland·FWS)라는 단체가 스코틀랜드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소송에서 "2010년 평등법의 성별(sex) 정의는 명확하게 성별이 이분법적임을, 즉 사람은 여성이거나 남성 중 하나라는 걸 분명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영국 대법원 판결에 스코틀랜드축구협회(SFA)가 가장 먼저 움직였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 따르면 SFA는 성전환 여성의 여자 축구 출전을 금지하는 새로운 성별 정책을 도입, 2025-2026시즌부터 스코틀랜드에서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으로 태어난 선수만 여자축구 경기에 출전하게 했다. 새로운 정책은 13세 이하(U-13)부터 성인까지 모든 경기에 적용되고, 유소년 및 아마추어 리그를 포함한 스코틀랜드 전역의 모든 여자 축구 경기에 적용된다.
스코틀랜드축구협회의 규정 변경은 이미 유사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 럭비, 수영, 육상 등과 보조를 맞추는 차원으로, 이들 종목은 남성 사춘기를 겪은 사람의 여자부 출전을 제한하고 있다.

FA도 몇 주 만에 규정 검토에 들어갔다. 'BBC'는 지난 30일 "잉글랜드축구협회가 몇 주 전 내린 성전환 여성의 여자축구 출전 허용 결정을 신중히 재검토하고 있다. 법적 자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곧 FA도 성전환 여성이 여자 축구 출전 금지를 확정했고 발표했다.
하지만 일부 성전환 여성 선수들은 금지령을 위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문제가 어떻게 타협될지 많은 축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연합뉴스 / X 캡처
용환주 기자 dndhkr15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