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엑스포츠뉴스 잠실, 유준상 기자) 리그 선두 LG 트윈스가 5연패 수렁에 빠진 가운데, 13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간 3년 차 우완 영건 박명근의 호투에 위안을 삼았다.
박명근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4차전에 구원 등판해 1⅔이닝 무피안타 2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투구수는 29개(스트라이크 19개, 볼 10개)였다.
LG는 0-2로 지고 있던 6회초 선발 손주영을 내리고 신인 김영우를 올렸다. 김영우가 고명준의 볼넷, 라이언 맥브룸의 삼진, 박성한의 볼넷으로 흔들리자 LG는 한 번 더 투수를 교체했다. 1사 1·2루에서 구원 등판한 선수는 박명근이었다.
박명근은 오태곤의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최준우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어진 2사 1·2루에서는 조형우의 타석에서 대타로 나온 한유섬을 좌익수 직선타 처리하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마감했다.
박명근은 7회초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선두타자 김수윤의 사구 이후 10구 승부 끝에 후속타자 최지훈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김성현의 우익수 뜬공 이후 최정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냈고, 2사 1·2루에서는 고명준의 포수 뜬공으로 이닝을 매듭지었다. 이날 박명근의 마지막 이닝이었다. 비록 팀은 1-2로 지면서 연패 탈출에 실패했지만, 박명근은 맡은 임무를 충실하게 수행했다.

2004년생 박명근은 수택초(구리리틀)-구리인창중-라온고를 졸업한 뒤 2023년 3라운드 27순위로 LG에 입단했다. 데뷔 첫해 57경기 51⅓이닝 4승 3패 9홀드 5세이브로 눈도장을 찍었지만, 지난해에는 부상과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초반 부진하다가 5월 11경기 10이닝 1승 3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0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으나 그 흐름을 계속 이어가지 못했다. 33경기 25⅓이닝 2승 2패 8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6.39로 2024시즌을 마쳤다.
반등을 꿈꾼 박명근은 올 시즌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2일 경기를 포함해 13경기 13이닝 1승 5홀드 1세이브를 마크했으며, 단 1점도 허용하지 않았다.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과 피안타율은 각각 0.62, 0.116이다. 올 시즌 리그 전체에서 10경기 이상 등판한 선수 중 자책점이 없는 투수는 박명근이 유일하다.
지난달 박명근에 관한 질문을 받은 염경엽 LG 감독은 "(박)명근이는 성장하다가 지난해 어려움을 좀 겪었다. 스프링캠프 전부터 말했지만, 명근이는 올해 잘하면 연속성이 생길 확률이 높을 것"이라며 "첫 시즌을 치르면서 어떤 과정을 통해서 잘하고 있는지를 기억하고, 또 생각하면서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는데, 선수들이 해야 할 몫을 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또 염 감독은 "어떻게 경기를 준비해야 하고, 안 좋았을 때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경험을 통해서 정립하고 있는 과정이다. 결국 자신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가 커리어"라며 "자신을 정확하게 알고, 내가 왜 잘했고 못했는지를 알아야 연속성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그걸 모르면 언제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에 답이 없다. 자신만의 루틴이 정립돼야 연속성을 만들 수 있으니까 (코칭스태프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교육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팀 내 다른 불펜투수들의 흐름도 나쁘지 않다. LG는 3일 현재 팀 불펜 평균자책점 2.82로 KT 위즈(2.76)에 이어 2위를 달리는 중이다. 꽉 막힌 타선이 돌파구를 찾는다면 박명근을 비롯한 불펜투수들의 존재감은 더 빛날 수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 잠실, 박지영 기자 /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